[교사 탐구 31]관인초등학교 환경부장 심은행

작은 학교에 과중한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것이 아깝다며“오직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업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밝히는 관인초등학교 환경부장 심은행(41·사진)교사를 만났다.

연천 궁평초등학교, 청산중학교, 의정부여자고등학교, 춘천교육대학을 졸업하고 1988년9월 철원 묘장초등학교에서 교직에 입문한 심 교사는 교사의 꿈을 갖도록 했던 선생님의 모습대로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북초등학교에서 큰 뜻 없이 맡았던 연극반이 심 교사의 교사생활의 많은 비중을 교육연극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도록 했다고 한다.

심 교사가 교육하는 연극에는 대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대본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정리하는게 대본이다. 대본 없이 학생들이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이들이 처음 대사는 연습하는 과정에서 그 상황에 맞는 대사로 정착되어 간다. 결국 공연날에도 아이들의 대사는 무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심 교사의 설명이다.

따라서 처음 시도했던 연극의 전체구도가 7번 바뀌는 경우도 발생하며 내용도 70%이상은 변하게 된다.

“아이들을 봐야겠다.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끌어내주자”는 게 심 교사의 교육철학이다. 아이들에게는 저마다 타고난 재능이 있다. 그것을 끌어주는 것이 행복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될 때 얼굴이 펴지게 된다.

교육연극을 통해 가장 보람을 느낀 것은 며칠전의 일이다. 반에서 학습부진아이가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고양이와 쥐’라는 역할극을 하자고 제시했을 때 갑자기 뛰어나오더니 “얘들아 우리 생각해 보자”며 토론을 유도하는 모습을 접했을 때다.

평상시 습관처럼 말을 더듬고 다리를 흔드는 아이들이 무대에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육연극을 추진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심 교사는 “교사는 교실 안에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이렇게 업무에 시달리지 않았는데 컴퓨터가 들어오면서 각종 잡무가 더욱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다.

교육과 관련하여 앞으로 계획에 대해 심 교사는 “열정이 분산되는 게 아쉽다”며 “교실로 돌아가 교실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고 밝혔다.

심 교사가 추진했던‘장군의 동상’ 연극따라 하기 수업의 개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5일 완성 연극 따라하기 프로그램이다. 1일차는 공연작품 구상을 하고 연극부원의 자세 다지기와 작품을 구상한다. 2일차에는 배역을 선정하고 즉흥극을 15일차까지 14개 만들어 연습한다. 2일차부터 15일차까지 자세다지기, 발성·발화연습에 나서고 신체표현놀이를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3일차에는 공주고 받기와 학교 등교길의 풍경, 4일차는 거울놀이, 교실청소 활동, 교실청소 장면 연출, 5일차는 시낭송, 굴곡변화, 모둠 조각품 만들기, 위인전을 읽고 즉흥극 꾸미기, 이순신 장군 이야기 극 만들기, 6일차 나만의 조각품 만들기, 교실에서 있는 친구들과의 갈등 상황 표현하기, 승화 이야기 극 만들기, 7일차에는 명확한 발음 훈련과 결손 가정의 아픔 즉흥극 꾸미기, 승화의 가정생활 극으로 만들기, 8일차는 밤의 비밀 즉흥극 꾸미기, 밤의 비밀 극 만들기, 9일차 몸동작으로 자기 소개하기, 승화와 장군의 만남 극 만들기, 10일차 줄놀이 이용 사물 표현하기, 연극부 교실 이야기 꾸미기, 다양한 연극 놀이 극화하기, 11일차는 정지그림 만들기, 승화의 변화된 이야기 꾸미기, 승화의 변화극 만들기, 12일차는 이야기 정지그림 만들기, 승화의 비밀이 밝혀지게 되는 이야기 꾸미기, 밝혀진 승화의 비밀 극 만들기, 13일차는 동시 극화하기(황소개구리), 부모님과의 갈등 상황 꾸미기, 부모님의 소중함 극 만들기, 14일차는 동화 즉흥극 꾸미기, 잠에서 깨어난 아침 상황 꾸미기, 잠에서 개어난 아침 상황 극 만들기, 15일차는 인터뷰 놀이,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 꾸미기, 밝은 아침 극 만들기 등이다.

심 교사의 교육연극은 아이들 각자가 갖고 있는 개성이 유감 없이 드러날 수 있다는데 매력이 있다. 어른들의 재단없이 스스로 창작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펴게 된다.

심 교사는 지난 16년간의 교직생활동안 실력을 인정받아 경기도교육감, 군포교육장, 포천교육장, 포천문화원장,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 등을 13차례나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