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결함 있는 제품을 무상으로 수리하거나 교환해주는 리콜은 ‘양날의 칼’과 같다. 기업에 독이 될 수도, 반대로 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콜의 경제학’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리콜을 하면 큰 비용이 들고 단기적으로 제품과 기업 이미지가 나빠진다. 하지만 대처 방식에 따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관건은 솔직함과 신속함이다.
1982년 존슨 앤드 존슨의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미국 시카고에서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넣은 범죄가 발생해 8명이 숨졌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시카고 지역의 타이레놀을 모두 수거하라고 권고했다. 그러자 존슨 앤드 존슨은 한 술 더 떠 미국 전역의 타이레놀 3100만병을 회수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2억 4000만달러의 막대한 손해를 감수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타이레놀은 미국에서 동종 의약품 중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연간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 됐다.
99%의 회수율을 올린 LG전자의 전기 압력밥솥 리콜도 모범 사례로 꼽힌다. LG전자는 뚜껑 결함으로 밥솥이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2003년부터 대대적인 리콜에 나섰다.
이후 LG전자는 밥솥 사업에서 철수하고 20여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봤다. 대처가 늦었다는 비판은 받았지만 적극적인 홍보로 리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깨고 기업 이미지를 안전 우선주의로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갤노트7 배터리 폭발에 전량 리콜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을 둘러싸고 신속한 리콜은 기업에 독(毒)이 아닌 약(藥)이 된다는 ‘리콜의 경제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조원이 넘는 비용이 예상됨에도 적극적으로 리콜에 나서면서 타격을 최소화함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소비자의 안전에 직결된 문제에 삼성전자가 빠르게 대처한 점에 대해서는 연이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용진 사장은 “고객의 안전을 생각해 마음이 아플 정도로 큰 금액에도 전량 회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의 평가는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가 실리보다 소비자 신뢰를 우선해 선택한 결정”이라면서 “단기적인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신뢰 회복으로 전화위복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