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금품 무마사건'으로 재판 중인 서장원 포천시장이 지난 23일 변호인을 통해 특별한 이유를 기재하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민심이 다시 들끓고 있다.
서장원 시장은 지난 2014년 9월 자신의 집무실에서 50대 여성을 성추행한 뒤 이를 무마하기 위해 1억 8천만 원을 준 혐의 등으로 지난해 2월 구속 기소됐다.
서 시장은 지난 17일 강제추행 및 무고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상고의 구체적인 사유는 대법원에게 상고장을 잘 받았다는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안에 제출하면 된다. 한편, 검찰은 다음날인 24일 무죄 부분에 대해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배'를 이유로 상고했다고 밝혔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3부(허경호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강제추행 및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서 시장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 시장은 비록 집행유예로 감형됐지만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금고형 이상을 선고 받아 금고형 이상의 선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피해자는 처벌을 원하지 않았지만 서 시장은 원심에서 부인했던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1심 재판부는 "자치단체장으로서 고도의 윤리가 요구되지만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아 엄벌해야 한다"며 서 시장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한 바 있다.
또한 원심 판결 이후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면서 무고 범행을 자백한다는 취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해 7월 열린 보석청구사건의 심문기일에서도 무고 범행을 자백했다.
서 시장은 이후 자백을 번복하고 무고 범행을 부인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백에 의한 형의 필요적 감면으로 감형했다.
서 시장은 지난해 11월 만기 출소한 뒤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도 시정에 복귀했다. 이에 포천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지난 9일까지 법적 서명운동 기간인 60일 동안 포천시민 약 2만3679명으로부터 서장원 포천시장 '주민소환' 투표 시행을 위한 서명을 받아 13일 접수했다.
이 자리에서 연제창 운동본부 상황실장은 "서 시장이 개인적으로 억울한 부분은 사퇴를 하고 대법원에서 풀었으면 좋겠다"면서 "시민과 시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23일 포천시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전체 회의를 통해 서장원 포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 청구인 서명부 심사 확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선관위 서명부 심사·확인 과정에서 이중 서명, 주소 불일치 등 사유로 10~20%의 무효가 되는 점을 감안해 유권자의 18%에 달하는 서명을 받아 청구요건은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쯤 위원회를 열어 "4·13총선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서 시장의 주민소환 서명부 심사 확인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서장원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 서명부 검수작업이 4·13총선 일정으로 제한적이나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관계자는 "서명부 심사의 경우 직원 10~20명이 한달가량 매달려야 하는 등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4·13총선과 맞물려 유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제한적 검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서명부 심사와 확인 작업을 거쳐 투표요건이 갖춰지면 공표와 함께 소환투표대상자 소명, 발의, 인명부 작성 등 절차를 거친 뒤 소환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주민소환투표는 포천지역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이 찬성하면 청구 대상자인 서 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주민소환투표에 앞서 빠르면 4월말에 대법원의 선고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달 28일 선고한 100건의 사건은 지난해 6월 24일부터 11월 20일 사이에 항소심 선고가 이뤄졌다.
이 사건들은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한 사건들이다. 따라서 전례의 경우처럼 빠르면 69일안에 대법원의 선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서 시장은 주민소환이 성사되기 전에 대법원의 선고로 시장직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 시장은 전국에서 최초로 주민소환으로 시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포천시 군내면에 거주 중인 A씨는 "대법원의 유죄 선고를 받고 불명예스럽게 시장직을 상실하기 보다는 선고 전에 자진사퇴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덜 불명예스럽지 않겠냐"며 "서장원 시장이 곧 사퇴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