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2015년 세입·세출 마감 결과’를 발표해 지난해 국세 수입이 217조9000억 원으로 정부가 예상한 세수(215조7000억 원)보다 2조2000억 원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작년 7월에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에서 예측한 것보다 1%가 늘어난 2조2000억원이 더 걷힌 것이다. 2014년에 비해서는 무려 6% 늘어난 12조4000억원이 국고로 들어왔다. 세금으로 거둔 금액이 경제성장률의 2배를 웃돈 것이다.
이로써 당초 목표(221조1000억 원)보다는 3조2000억 원 적은 규모지만 4년 만에 세수 펑크를 면했다. 재정에서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歲計剩餘金)’ 역시 4년 만에 흑자(2조8000억 원)로 전환됐다.
봉급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세금이 더 걷힌 것은 부동산 및 주식 거래 증가와 담뱃세 인상 효과에서 비롯됐다.
세목별로 보면 가장 큰 증가를 보인 것은 양도소득세다. 추경에 비해서는 13.2% 증가한 1조4000억원, 2014년과 견줘보면 47.3% 급증한 3조8000억원이 더 걷혔다.
2014년 578만3000건에 불과하던 부동산거래량이 2015년 682만3000건으로 18% 증가했다. ‘초이노믹스’의 부동산 띄우기가 약발을 발휘해 양도소득세는 예상보다 1조4000억 원이 더 걷혔다.
증권거래세도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각각 36%, 81% 늘어나면서 증권거래세가 8000억 원 더 걷혀 1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법인세도 불황으로 법인의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비과세·감면 정비와 기업의 사전성실 신고 지원 효과 등으로 2조4000억원 늘면서 세수 펑크를 막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 초 담뱃값을 평균 2000원 인상한 효과로 신설된 담배 개별소비세와 발전용 유연탄 과세 등으로 2조4000억원이 더 걷혔다. 개별소비세는 2000억 원을 초과한 셈이다.
법인세는 9000억 원이 더 걷혔는데, 기업들의 실적 개선보다 홈플러스 매각 등 대형 인수합병(M&A)의 영향이 더 컸다. 반면 근로소득세는 세액공제 확대 등의 영향으로 200억 원이 덜 걷혔다. 또 수입 부진으로 부가가치세와 관세 수입은 각각 1조2000억 원, 1000억 원 목표에 미달했다.
세수 부족을 탈출한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한 강도 높은 재정 조기 집행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의 세수 증가 흐름이 올해 상반기(1∼6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과감하게 재정을 집행하겠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무리하게 지출을 늘리다 세수 결손과 이에 따른 ‘재정 절벽’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실질성장률을 3.3%로 잡고 국세 수입을 223조1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석 달도 안 된 지난해 12월 실질성장률을 3.1%로 낮췄다. 게다가 새해 들어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3%대 성장률 달성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올해 1월 물가상승률은 석 달 만에 0%대로 추락했다. 경상성장률이 1%포인트 줄면 세수는 2조 원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에 민감한 법인세가 덜 걷힐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나올 정도다. 주식시장이 얼어붙고 수입 부진이 장기화하면 증권거래세와 부가가치세, 관세 등의 결손이 커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