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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제57회 사법시험 합격자 김지혜 양

"부모님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어 기쁘다"
양상현 기자 / 입력 : 2015년 12월 28일

지난 3일 법무부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폐지하기로 했던 ‘사법시험 제도’를 2021년까지 4년간 더 유지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해 찬반양론이 들끓고 있다.

2015년 제57회 사법시험은 총 6,182명이 1차 시험에 지원해 최종합격자는 불과 153명이다.

포천은 군내면과 가산면에서 각각 1명씩 총2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포천을 빛냈다.

군내면 출신의 김지혜 양의 합격 소감을 들어봤다. 김 양은“이번 시험에 합격해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다행이다. 부모님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효심 가득한 말을 했다.

김지혜 양은 경희대 법학과에 2004년 입학해 2010년도에 졸업했다. 학부를 졸업하는데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서 김 양은 “대학교에 다니면서 사시에 합격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사시 준비를 위해 휴학을 반복했다, 물론 학부 때 본 사시는 떨어졌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사법시험 준비는 재학 중에는 경희대 고시반에서 6개월 정도 공부를 했고, 휴학을 하고 나서는 신림동 고시촌, 그리고 1차 시험 합격 후에는 고향인 포천에 돌아와 부모님의 집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의 애로사항으로서 “자주 시험에 떨어지다 보니 어느새 실패에 익숙해지게 됐다. 그래서 스스로 작아지는 경험을 하고 폐쇄적인 사람이 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밝힌다. 특히 “공부만 하다 보니 시야가 좁아져 사회전반에 대해서 놓치고 사는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김 양이 1차 시험에서 제일 어려웠던 과목은 ‘형법’이었다. 왜냐하면 “평소에 접할 일이 별로 없다 보니 법률용어가 생소했다”고 한다.

로스쿨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방향성이나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사법시험의 존치가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말한다.

“특히 검사의 경우는 공무원이다. 현재는 검사가 되려면 사법시험을 통해야 하는데 사법시험이 없어지게 되면 로스쿨을 나와야 한다. 변리사 등의 전문직 종사자나 7급, 9급 공무원 시험을 비롯한 행정고시 등도 학력의 제한이 없다. 왜 굳이 판사나 검사가 되려면 꼭 대학원까지 나와야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것은 “국민의 평등권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률직 종사자에게만 “석사학위”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사법시험 제도 하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자도 학원 등에서 35학점을 이수하면 사시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로스쿨 제도 하에서는 사시에 도전해서 자신의 꿈을 실현할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만다. 특히 판사나 검사가 되려면 로스쿨을 나와서 석사학위를 가지고 10년의 경력을 쌓아야만 한다. 법조인에게만 이러한 고학력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김 양은“기회가 보장이 되지만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것과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사법시험 존치 논란이 뜨거운 이유는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로스쿨을 ‘현대판 음서제’로, 사법시험을 ‘희망의 사다리’로 비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의 사다리’라는 비유 자체가 특권적 직업 영역을 인정하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사법시험 제도를 폐지하게 된 것은 바로 그런 특권을 폐지하자는 사법개혁의 차원에서 논의되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사법시험 존치론이 주장하는 그 ‘희망’이 누구의 것이냐는 것이다. 사법시험이 존치된다고 하여 국민의 사법 불신이 해소되고, 여전히 높은 사법서비스의 진입장벽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게다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쪽은 대부분 신규 변호사 배출을 현행보다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함께 하고 있다.

사법시험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도입과 더불어 7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폐지하기로 했다. 제57회 사법시험에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도 있어 이미 법조 인력이 국제화, 다양화를 목표로 로스쿨을 도입하여 양성되고 있다.

가난하고 어려운 집안의 사람들이 소득을 늘리고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주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사시 존치 주장이 단지 ‘희망의 사다리’가 아니라 한 순간 높은 층으로 고속이동하고 싶은 ‘희망의 엘리베이터’라는 욕심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묻고 싶다.

다음으로 ‘불효자 방지법’에 대해서 물었다. 불효자방지법은 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개정을 촉구하는 발의안이다.

김지혜 양에 따르면 현행 민법 556조는 자식이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와 ‘형법상 범죄 행위를 저지를 때’에만 부모가 재산 증여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번 개정발의안은 ‘학대 그 밖에 현저하게 부당한 대우를 한 때’를 추가하자는 것과 ‘증여 취소의 원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전이 아니라 1년으로 연장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노인학대 사건이 5772건 발생했다. 학대한 사람 50% 이상이 다름 아닌 '아들과 딸'이었다.

사실 부모의 재산을 반강제로 빼앗고 부모를 외면했던 일들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금 새삼 불효자방지법을 개정하려는 것은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상속해주었던 재산을 돌려받고 싶다며 자식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부모들이 이렇게 급증하고 있다.

재산을 증여받은 자녀가 부모를 잘 봉양하지 않으면 이를 환수할 수 있도록 한 일명 ‘불효자방지법’ 입법을 놓고 찬반이 뜨겁다.

민병두·서영교 의원이 연이어 발의한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부모 생전에 재산을 증여받은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지 않으면 이를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재산 환수에 관한 ‘민법’ 개정안과 자녀가 부모를 폭행하는 존속폭행의 경우 부모가 고소하지 않거나 처벌하지 말라고 해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이다.

현재 법무부도 입법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 법이 시행되면 전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고도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 어르신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모·자식 간에 소송을 부추기고 국가가 사적 관계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노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하게 되면 미래의 한국 사회는 커다란 위험에 봉착하게 된다. 2014년 통계청 고령인구 기준 65세 이상이 640만명, 베이비붐 세대가 710만명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급속히 늙어가고 있는데, 1300만 노인의 문제를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이는 엄청난 사회적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법의 잣대로 도덕을 제재하면 전통적인 가치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김지혜 양은 지적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월 ‘간통죄’를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국민의 자기결정권과 개인 사생활 보호 가치를 강조한 점을 상기해 보면 법의 잣대로 도덕을 제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점이 떠오른다.

한편 2017년 폐지예정이던 사법시험을 법무부가 4년 더 유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 후 논란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최종입장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는 사시폐지에 대한 최종 결정을 4년 후 정책담당자에게 책임을 미루겠다는 것으로 그야말로 ‘책임전가’에 지나지 않는다.

법무부의 ‘사법시험 유지’ 발표 이후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은 남은 학사일정과 내년 1월 열리는 변호사시험마저 거부하겠다는 결의를 한 바 있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 대부분은 자퇴서를 학교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 (주)포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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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현 기자 / kunitachii@naver.com
양상현 기자 / 입력 : 2015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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