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가 ‘얼짱’ ‘몸짱’ 등 외모지상주의에 휩싸여 있다. 개성은 무시되고 상업성에 물든 대중문화가 인간을 궁지로 몰아 대중이 대중으로부터 소외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신의 고민과 슬픔을 나눌만한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화 분업화 정보화에 휩싸인 공동체 사회는 개개인에게는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었지만 인간관계의 단절과 인간관계의 파편화, 무관심, 이기심 등으로 소외가 점철된 사회로 얼룩져가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모방하는 사회, 유명 연예인의 용모를 선호하고 그들을 좇으려는 사회, 이를 더욱 부추기는 것은 인터넷이나 텔레비전, 신문, 잡지 등 언론매체이다. 매체가 이끄는 현대인의 성향에 뒤처질 때는 무력감과 고독감에 젖어버린다.
현대사회를 자기소외의 시대라고 한다. 현대사회가 인간의 뜻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회의 메카니즘 속에 말려들고 인간이 창조한 기계나 제도에 봉사하고 예속되는 가치전도의 과정에서 비인간화의 다양한 양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소비시장은 고객들을 편의상 몇 가지 부호를 통해서 계량화하여 관리한다. 이에 인간은, 인간 대 인간으로 인간적인 상호관계가 형성되기보다는 사물화 된 하나의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인간소외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질주의에서 비롯된 인간소외현상은 사회전체로 확대되어 인간의 본질적 가치와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는다. 물질적 가치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삶 속에서 인간은 인간으로부터 단절되고 소외된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가족이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삶을 영위하였기 때문에 ‘나’와 ‘너’의 구분이 아닌 ‘우리’라는 연대의식이 강화되어 소외감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도시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한 가족일지라도 저마다의 삶의 패턴이 달라지면서 인간관계의 분절화, 고립화, 무력화, 파편화, 획일화, 기계화 되어 소외감이 가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사회공동체에서도 사회적 유대가 단절되어 왕따현상과 같은 사회병리 현상이 만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2. 인간소외의 개념
‘소외’라는 말을 최초로 언급한 사람은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다. 그는 분절되고 파편화되어 상호관계가 사라진 인간정신의 황폐화를 인간소외라고 명명했다. 소외란, 자기소외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기가 자기의 본질을 잃은 비본질적인 상태에 놓이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소외는 자기가 의도한 것과는 다른 것으로 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라는 책에서 현대라는 거대화된 사회에서 교묘한 속박과 굴레가 발견되는데, 개인은 고독과 무력감이 나타나고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마저 포기해 버린다고 역설했다.
3. 소외의 유형
사회주의 혁명가이며 철학자인 칼 마르크스는 소외를 몇 가지로 분류하였다. 하나는, 노동의 대상으로부터의 소외이다. 이는 생산품으로부터의 소외라고 일컫기도 한다. 한 예로, 비싼 가방을 생산하는 노동자가 자신이 만든 가방을 자신이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가 그의 에너지를 투입하여 만든 상품을 자신의 월급으로는 구입할 수 없는 현상이 이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생산 활동으로부터의 소외이다. 노동자가 생산 활동을 하면서 기쁨이나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소외이다. 다른 말로 자기소외라고 한다. 노동자는 노동을 하지 않을 때에는 즐겁고 만족스럽지만 노동을 하게 되면 불만이 표출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외는 임금노동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또 다른 하나는, 유적존재로부터의 소외이다. 문화적 소외라고도 한다. 인간이 문화생활로부터 단절될 때 나타나는 소외이다. 생존을 위해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임금노동자의 경우 예술과 문화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육체적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는 문화와 예술이 화중지병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인간으로부터의 소외이다. 이는 직장동료들로부터의 소외를 의미한다. 직장동료들 간의 불신과 증오, 대립과 불화로 그들과의 관계가 점점 소원해지는 현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