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문화란 인간의 삶에 의미 있는 가치를 부여하여 새롭게 창조해 낸 결과물들이다. 이런 문화 활동은 자칫 권태로울 수 있는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는데 큰 효과가 있다.
2월 14일이면 해마다 찾아오는 ‘발렌타인데이’인과 한 달 후 3월 14일에 찾아오는 ‘화이트데이’는 메마르고 앙상한 가지에서 새싹이 움터 새 소망을 느끼게 하듯, 겨우 내 움츠렸던 메마른 마음에 사랑으로 기지개를 켜게 해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행사인 것 같다.
소위 ‘발렌타인데이’는 초콜릿 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초콜릿을 주고 받는 날로 널리 인식되어 있으나 원래의 ‘발렌타인데이‘는 3세기경(269년) 로마시대 때 당시 결혼은 황제의 허락 하에 할 수 있었는데 사제인 발렌타인은 서로 사랑하는 젊은이들을 황제의 허락 없이 결혼을 시켜준 죄로 순교한 사제의 이름이다.
그가 순교한 뒤 이날을 축일로 정하고 해마다 이 날 애인끼리 사랑의 선물이나 연애편지를 주고받는 풍습이 생겼는데 그것이 지금은 연인들의 날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도 ‘발렌타인데이’와 비슷한 사랑고백의식이 있었다. 즉, ‘탑돌이’라는 의식인데 보름달 밤에 처녀들이 밤새워 탑을 도는데 세 번만 눈이 맞으면 결실을 맺는 날이었다. 삼국유사에 보면 금현이란 사나이가 이 탑돌이에서 사랑을 맺은 것으로 나와 있다.
세조 때는 지금 파고다 공원인 원각사의 탑돌이가 너무 문란하다 하여 조정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발렌타인데이’ 한 달 후인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라고 해서 또 한 차례의 사랑의 고백 축제가 진행된다. 이 날이 기념일 아닌 기념일로 된 것은 일본의 유명 제과회사인 모리나가 제과가 ‘화이트데이’를 처음 만들었고, 1958년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의 마케팅전략이 성공을 거두자 당시 비인기제품에 속했던 머시 멜로우를 팔기 위해 "발렌타인데이날 받은 초콜릿을 ‘화이트데이’ 날 머시멜로우로 보답하라"라고 광고하였는데 이때 머시멜로우가 흰색이었기 때문에 ‘화이트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문화란 인간의 삶에 의미 있는 가치를 부여하여 새롭게 창조해 낸 결과물로써 다수로부터 지지를 받으면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교육과정 외에 계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회에서 치러지고 있는 문화를 받아들여 계기교육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교육이라는 새로운 안목으로 재정립해서 교육활동에 반영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는 3월 정기전보에서 교직원의 1/3정도가 새로운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학교 분위기가 안정적이지가 않았다. 그래서 ‘화이트 데이’를 맞이해 출근하자마자 ‘화이트데이’ 축하 편지를 전교직원에게 썼다.
여직원들에게는 주황색 장미꽃이 가득 담긴 아름다운 꽃바구니 이미지에 “2012년 의미있는 White Day를 맞이하여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행복하십시오.”라고 쓴 후 출력한 출력물과 함께 하얀 초콜릿을 편지 봉투에 담았고, 남직원들에게는 분홍색 꽃다발 이미지에 같은 문구를 넣어 출력한 출력물과 함께 검정 초콜릿을 편지 봉투에 담아 전해드렸다.
잠시 후에 쿨메신저를 통해 감사의 글이 줄을 이었다.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다양한 감사의 메신저의 글을 읽으면서 새 학년 새 학기에 많은 새로운 업무로 인해 스산했던 마음들이 얼음 녹듯 풀리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모 학년은 학년 담임 전체가 교장실로 찾아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어느 조직이건 소통이 중요하고 인화단결이 중요하다. 이런 중요한 요인들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어느 한쪽에서 의도적인 계기를 마련해야 가능하며 서로의 마음만 맞으면 어떤 일도 해 낼 수 있는 것이 조직의 힘이라고 생각되었다. ‘화이트데이’가 주는 새로운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