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특권이자 가장 큰 무기로 ‘순수한 열정’을 들 수 있다. 경제적 우위의 비교도, 사회적 편견의 시선도, 가족 부양의 의무에서도 비켜설 수 있는 특권 말이다.
현재 9기까지 결성된 상태로 포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포천고등학교 밴드 동아리 PEDT 역시 이런 순수한 열정으로 대변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7일, 내부에 그려진 화려한 그레피티로 자유롭고 활동적인 분위기를 한껏 분출하는 PEDT의 연습실을 방문했다.
“오디션 합격자 공고가 붙은 뒤 아이들이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그다지 친하지 않은 아이들도 와서 밴드에 대해 얘기하고 지나가면 뒤에서 소근대기도 하고…”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보컬 은배(8기, 2학년)가 “아이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만큼 교내에서의 PEDT 위상이 높다”고 얘기한다.
물론 이런 위치에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선배들이 힘쓴 각고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음악실이던 체육관 지하를 연습실로 이용할 수 있었던 것도, 테이프로 붙여 쓰던 드럼 등 악기를 그나마 새것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선배들의 힘이다.
4기 선배들은 경기도 늘푸른청소년예술제에서 우수상을 타며 밴드의 명예를 드높이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8기 학생들은 올해 열린 포천시 늘푸른청소년예술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8기 기타를 담당하는 건(3학년)이는 “PEDT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가족이라고 할 수 있죠. 밤 새워 함께 연습하면서 정도 들고 적은 인원이라 모두 다 가족 같아요.”
연주하다 실수하면 다그치고 원망하기보다는 위로하고 서로 격려해준다. 올해 학교축제에서도 공연 도중 보컬인 은배가 가사를 잊어버리는 큰 실수를 했지만 무대에서 내려 온 후 서로 자신의 잘못이라고 했던 동료들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더욱 연습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자신으로 인해 연주가 망치지 않도록 만족하다 싶을 때까지 스스로 연습하게 되는 것이다.
은배는 “어느 날은 밤새며 연습하다 그 자리에서 자 버린 적도 있어요. 눈을 떠보니까 아침이더라고요. 그런데 팀원들은 내가 계속 연습을 했다는 거예요. 비몽사몽으로 노래한 거죠”라고 털어놓았다.
대부분 꿈 많고 끼가 넘쳐날 시기에 입시에 치여 훗날 돌이켜봤을 때 아쉬움만 남기 쉬운 고교 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 한 명 한 명에게는 PEDT가 있어 행복하고 즐거운 고교 시절이다.
7기 키보드를 맡고 있는 예지는 “항상 동아리에 잘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악기를 다루는 게 좋아서 들어왔는데 그것말고도 같이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단원들과 재밌게 보냈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지는 “생각해보세요. 우리에게 환호를 보내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을…”이라며 회상에 잠긴다.
담당 교사가 방학 때 연습실을 못 쓰게 해 전 단원이 똘똘 뭉쳐 항의하고 겨울에 추워서 기름을 훔쳐 온풍기를 틀던 일, 선도부와 실내화 문제로 항상 다투던 일 등은 이제 소중한 추억이다.
단원들은 앞으로 또 합류하게 될 후배들을 위해 “포천에도 의정부의 청소년회관처럼 청소년들이 맘껏 공연하고 장기를 펼칠 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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