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종착역은 문장역이다. 종착역에서는 두고 내린 물건이 없어야 하듯이 쓰고자하는 내용을 버리고 엉뚱한 것으로 원고지의 가방을 채워서 내리면 반갑게 맞아줄 채점관은 아무도 없다. 논술을 학습하지 않은 학생들은 흔히 논술을 단순한 글쓰기라고 여기고 문장력이 있으면 논술을 잘 할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물론, 문장력이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그러나 논술의 문장은 화려함과 재치를 앞세우는 기교의 문장이라기보다는 날카롭고 공격적이며 간결하고 중후한 문장이어야 한다.
우리들은 흔히 한 문장을 쓰고 나서 이어질 문장을 쓰려고 하는데 잘 떠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잘 알 것이다. 쓸거리는 촌각을 다투는데 갈 길은 멀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마땅히 떠오르는 것은 없고 그래도 써야하므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지만 원고지에 이상한 그림만 잔뜩 그려 놓고는 시간만 흘려버리다가 마감시간이 임박하니 흐릿한 마무리로 끝내버리고 만다. 논술을 하기위해 개요를 짜놓고 살을 붙이려는데 막상 문장으로 표현하려니 난관이 도처에서 길을 막고 서 있는 것이다.
강물처럼 흐르는 문장을 구사할 좋은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선생님과 함께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
문단은 중심문장과 뒷받침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소주제만 있어야한다. 다시 말해서,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중심생각만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일사일문(一思一文)이라고 한다. 중심문장은 문단의 중심생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뒷받침 문장보다는 일반화와 추상적인 진술로 이루어져야한다. 반면에 뒷받침 문장은 중심문장보다 더 구체적이고 상세해야한다.
잘 알다시피 중심문장이 앞에 있으면 머리 두(頭)자를 써서 두괄식이라고 하고, 중심문장이 꼬리 쪽에 있으면 꼬리 미(尾)자를 사용해 미괄식이라고 한다. 또한 중심문장이 양쪽에 있으면 양괄식이라고 한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글쓰기 방법은 두괄식이다. 두괄식의 방법이 무난하기 때문이다. 입학을 위한 면접이나 입사를 위한 면접을 할 때 결론부터 말하는 자세가 면접관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양괄식도 빈번하게 쓰인다. 양괄식의 경우에는 뒷받침 내용이 너무 길어서 중심내용을 다시 상기시킬 때 적용할 수 있다. 양괄식의 글에서는 앞에서 제시한 중심문장을 끝에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한 번 더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컨대, ‘동물과는 달리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라는 중심 문장을 문단의 첫머리에 제시하였다면, 문단의 끝에서 한 번 더 거론할 경우에는 ‘이처럼 인간의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와 같이 약간의 변형을 주어야한다는 것이다.
위의 설명 정도로는 학생들의 피부에는 직접 와 닿지 않거나, 이미 알고 있거나, 미지근한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좀 더 화끈하고 실감나는 안내를 바랄 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학생들이 느끼고 있는 통증, 그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유할 수 있는 처방을 내릴 것이니 약을 먹고 저항력도 길러서 완쾌되기를 바란다.
모든 길은 접속어로 통한다. 하나의 문장이 끝나면 다음 문장으로 가는 길이 순조로워야 하는데 강도 높은 지진으로 다리가 끊어져 있는가하면 길이 막혀 있다. 다리를 놓아야 건널 수 있고 막힌 길은 뚫어야한다. 길가에는 ‘연결어미’와 많이 쓰이는 ‘접속어’가 자신을 데려가서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라고 흩어져 있다. 흩어진 연결어미와 접속어를 기능별로 구분해 보면 아래와 같다.
❶ 예시, 열거: 예를 들어, 예를 들면, 그 예로, 실례로, 한 예로, 예컨대, 가령, ~예 중의 하나이다. ❷ 상술(상세화, 부연설명):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시 말하면, 즉, 특히, 또, 또한, 이는. ❸ 이유제시: 왜냐하면, 그 이유는, 그 원인은, 더 큰 원인은, 근본적인 원인은, ~가 주된 이유가 된다. ❹ 대조: 그러나, 하지만, 반면, 반면에, 이에 비해, 이에 반해. ❺ 요약, 종합, 결론, 대안제시: 요컨대, 따라서, 그러므로, 결국, 이를 위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❻ 가정: 만약~라면, 만약~한다면, ~때에는. ❼ 전환: 그런데, 한편.
❶,❸,❺,❻의 밑줄 친 부분은 접속어를 적재적소에서 활용한 경우이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시간에 ‘문단과 문장’을 이어서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