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평통 포천시협의회 주최로 열련 통일 글짓기 대회에서 최우상을 받은 김지현 학생(포천일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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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9일 토요일 나는 분단 조국의 현실을 확인하고 더불어 부족한 통일의식도 높일 겸 포천시 민주평통자문위가 주체하는 전방 통일안보 현장견학으로 철원을 다녀왔다. 그러나 토요일이 되기 전에는 별 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막상 토요일이 다가오니 날씨도 너무 춥고 다른 아이들은 다 일찍 끝나 집에 가는데 추운 곳에 갔다가 늦게 돌아온다는 생각에 가기 싫은 마음도 커지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내가 가겠다고 결정한 일이였고 이왕 가기로 한 거라면 많이 보고 느끼고 오자고 생각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우리 포천지역 포천일고, 포천고, 송우고, 동남고 68명을 태운 두 대의 버스는 예정대로 약한 시간 정도를 달려 고석정에 도착하였고, 그곳에서 안보현장견학 허가를 받은 뒤 다시 철새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양지리를 갔다. 나눠준 자료를 보니 두루미, 재두루미, 독수리 등 수많은 새들이 찾아오는 곳이 강원도 철원이라고 한다. 날씨가 너무 추웠지만 텅 빈 논에 있는 두루미들과 떼지어 날아다니는 철새들을 보니 평소엔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그랬는지 더 신기하게만 느껴졌고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버스를 타고 다시 달려 가장 기대하고 떨렸던 제 2땅굴에 도착하니 살을 에는 칼바람 날씨에 어깨가 움츠려졌다. 어렸을 때 가본 적이 있긴 하지만 오래됐던 터라 더 기대가 됐던 것 같다. 그러나 어렸을 때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제2땅굴에 대한 새로운 여러 정보를 이번 견학을 통해서 더 많이 알게 된 것은 분단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수확이었다. 땅굴을 들어가기 전 비석에는 ‘온 국민의 정성어린 방위성금으로 적 땅굴을 발견하여 차단하였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는데 삼엄하게 경계를 서고 있는 장병들과 비석의 문구를 보니 조국분단의 쓰라린 상처가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들어가는 입구 옆에는 ‘정전 -일’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는데 그게 무슨 뜻일까 생각해보다가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전자사전으로 검색을 해보니 군사적인 뜻으로는 교전 중에 있는 쌍방이 서로 합의하여 일시적으로 전투를 중단하는 뜻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나라는 현재 정전인 상태. 끝나지 않은 이 전쟁을 하루라도 더 빨리 해결하고 통일을 이루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에 다시 고개가 끄덕여졌다.
안내하는 한 병사가 입구에 가득 쌓여있는 안전모를 하나씩 나눠주시면서 쓰라고 하셨을 때는 ‘안전모가 꼭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땅굴을 들어가 보니 별로 큰 키가 아닌 나도 머리가 부딪힐 정도의 높이였다. 우리가 땅굴을 둘러볼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는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대충 둘러보니 땅굴의 길이가 훨씬 긴 것 같았다. 머리를 부딪힐까봐 계속 허리를 숙이고 가다보니 허리가 너무 아팠지만 긴 땅굴의 길이와 땅굴의 내부를 자세히 보면서 계속 앞으로 나가느라 고통도 잊게 되었다.
땅굴체험을 끝내고 내려가는 길에 전시관을 들렸는데 넓지는 않았지만 이것저것 북한에 관련된 것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실제로 북한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생필품도 있었고 전쟁에서 북한 군인들이 사용한 듯한 무기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가 80년대 쯤에 썼을법한 물건들을 북한 사람들이 지금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철원 평화 전망대였다. 중학생 때 학교에서도 한 번 와본 적이 있던 곳이라 그 곳이 낯설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때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모노레일카가 생겨서 신기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는데 전망대를 새로 지은건지 시설이 매우 깨끗하고 좋아진 것 같았다. 의자에 앉아 안보 교육 상영물을 보고 뚫린 창과 관망대로 비무장지대를 관찰했지만 겨울이라서 그런지 휑하게만 느껴졌다. 전망대 건물 안에는 전쟁의 기억들인 사진들과 전쟁의 흔적들, DMZ에 관한 설명들이 보기 좋게 전시되고 설명되어 있었다.
그 다음으로 가본 곳이 철원 두루미관인데 아이들이 가장 감탄하고 흥미롭게 관람한 곳이 두루미관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멧돼지를 비롯한 야생동물부터 두루미, 독수리 등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되어있는 것들도 멋있었지만 더 기억에 남는 건 여러 사진작가분들이 찍으신 두루미 사진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내가 봤을 때는 논에 있는 몇 마리의 새와 하늘을 나는 철새들 정도 밖에 보지 못했지만 사진 안에 있는 풍경은 내가 봤던 것 이상으로 너무 멋있었다.
두루미들이 먹이를 먹고 있거나 철새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들은 감탄사를 연발하기에 충분한 모습들이였다. 두루미관 근처에는 그 유명한 월정리역이 있는데 월정리역 또한 예전에 가본 기억이 있던 곳이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로 유명한 월정리역. 예전에는 그 뜻이 뭔지 몰랐지만 끊긴 철도와 그 길을 달려 이북을 향하고 싶은 마음 등 통일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드는 지금에는 어려움 없이 그 뜻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텅 빈 월정리역과 맞은편에 보이는 객차의 잔해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저 철도는 언제쯤 이어져서 신의주로 갈 수 있을까. 낡아 녹슨 저 표지판들은 언제 제 구실을 할 수 있게 될까··. 전망대와 많은 전시관들이 있었지만 통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 준 장소는 월정리역이었다.
나에게는 북한이 고향이신 친척분들도 없고 항상 TV에서만 봤던 이산가족 이야기였기 때문에 분단국가의 한이라든지 하는 그런 느낌은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월정리역에서 수십 년을 달리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는 녹슨 기차를 보니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녹이 슨 기차를 바라보며 50년이란 세월동안 통일을 기원한다는 것은 정말 슬프고 비극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대로인 끊긴 철길과 녹이 슨 기차를 보며 그것은 여전히 철길은 통일을 기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애절한 마음이고 녹이 슨 기차는 우리가 흘러 보낸 세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전한지 2만일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물론 그동안 우리들이 이 땅위에 이룬 것도 많지만 이제는 민족의 숙원인 통일의 결실을 봐야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통일 문제가 점점 무관심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번 토요일의 체험처럼 청소년들에게 견학을 시켜주는 활동 등이 앞으로 더 많아지면 통일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아지므로 좋은 일이다. 국토의 통일보다는 민족적인 통일이 우선인 만큼 통일에 대한 교육은 지금보다 더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서로 오해가 생겼는데 풀지 못하고 오랜 세월이 지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오해를 풀기는 더 힘든 법이다. 남북관계도 그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처럼 받아들여져 국민통합이 더 힘들어지고 그렇다면 자연스레 통일도 늦춰지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지금 우리가 통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서로를 조금 더 알기위해 노력하고 다가서는 것이야 말로 통일에 다가가는 가장 큰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통일 글짓기 대회가 있을 때 마다 나는 거의 글을 썼었다. 항상 글을 쓰면서 통일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글을 쓴 후에도 통일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을 정리하곤 했다. 그래서 이번에 견학을 갔다 오고 나서 쓰는 글은 그 감회가 더 새로운 것 같다. 듣고 보는 게 전부가 아니라 내가 실제로 직접 느끼게 되니 그 어느 때 보다 드는 생각도, 느끼는 바도 더 많은 것 같다.
뼈대만 남아있는 월정리역은 ‘우리 역사가 바로 저 뼈대만 남아있는 월정리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통일이 되면 다시 복구가 되고 기차가 다시 운행되어 북녘 땅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우리의 역사도 살을 붙여서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통일을 하루 속히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로를 이탈해버린 바퀴는 언제쯤 제 구실을 해서 굴러갈 것인가. 우리의 후손들은 더 이상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알겠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막상 통일이 된다면 의견차로 사회에 큰 혼란이 닥치겠지만 국토의 통일보다 더 중요한 게 국민통합인 것처럼 우리 모두가 슬기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통일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통일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힘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자그마치 분단된 지 50년. 2만일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나와 내 친구들이 통일무지개회원이라서 좋은 견학을 한 만큼 이곳을 와보지 못한 많은 청소년들이 철원을 방문해서 통일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통일에 대한 글을 쓰고 나면 항상 뿌듯한 마음이 든다. 글을 쓰는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이런 글을 쓰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에 통일에 대한 내 생각에 점점 더 많은 생각들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더 빨리 통일에게 다가가기 위한 이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국민 통합이 되어 통일을 향해 더 빨리, 더 많이 달려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