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막걸리를 일본에 수출할 때 ‘포천 막걸리’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없게 돼 포천지역 막걸리 업체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우리 기업들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한 일본 기업이 일본에서 ‘포천 막걸리’라는 상표 등록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인 청풍이 지난해 11월 28일 일본 특허청에 한국 막걸리 브랜드인 ‘포천 막걸리’를 상표 등록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 업체가 등록한 상표명은 ‘포천막걸리’ ‘포천일동막걸리’ ‘일동막걸리’ 등이다. 만약 한국 업체가 ‘포천 막걸리’라는 상표를 사용하면 이 업체로부터 제소를 당할 수 있는 것이다.
포천 지역 막걸리업체 한 관계자는 “일본 기업이 ‘포천 막걸리’라는 상표를 출원해 등록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지리적표시제(GI)’에 대한 우리 정부와 기업의 인식 부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특정 지명은 상표권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예컨대 포천 막걸리는 ‘포천’이라는 지명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내에서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바로 지리적표시제다. 여기에 등록하면 포천 막걸리도 상표권과 동등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고창 복분자나 서산 마늘 등은 이 제도로 인해 상표권 보호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전통주 업체들은 인식 부족으로 지리적표시 등록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리적표시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전통주 가운데 지리적표시 등록을 한 것은 ‘진도 홍주’와 ‘고창 복분자’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는 95%가 특정 지역명을 따서 생산하고 있다”며 “대표 브랜드인 포천 막걸리를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서 쓰지 못하게 됐다는 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일본에서 먼저 상표 등록이 됐고 국내에서는 보호받지 못하는 상표인 만큼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막걸리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서 ‘포천 막걸리’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위기에 처한 포천지역 막걸리 업계와 포천시가 정부 당국과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2008년 4월 고양시 일산 문화광장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에서 포천 ㈜이동주조와 일본 가나가와현 ㈜오바야시가 막걸리 수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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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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