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위로 기어서 올라간 박꽃은 내려올 줄 모른다.
보다 더 따뜻하고 밝은 곳이 그리워 하염없이 내 뻗은 손길은 하늘하늘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씻기워 티없이 청초하게 자랐다,
꼬불꼬불 꼬부라진 여리디 여린 네 모습 내 마음도 저랬으면 좋겠다.
◀감상=해설 사진쟁이라는 장르 표현이 재미있다. PEN클럽(시, 수필, 소설가들의 국제적 모임)한국본부 성기조 회장은 글을 쓰는 작가모임에서 늘 글쟁이란 말로 문학의 전문성을 강조한다. ‘쟁이’란 표현은 전문성을 강조한 말이지, 비하적 용어는 절대 아니다. 강돈희 님이 스스로를 사진쟁이라고 자신있게 장르표방을 하는 걸 보면 전문성을 갖춘 사진작가이자 시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끝도 없이 낮에는 햇빛을 먹고 밤에는 달빛을 흠뻑 머금고 하늘을 향해 덩굴손을 내미는 박꽃은 바람과 비의 축복을 받으면 그 빛이 더욱 청초하다. 어색하면서도 ‘저랬으면’ 하는 표현 밖에는 찾을 수 없었던 작가의 고민이 엿보인다. 종장을 ‘덩굴손’과 같은 ‘마음 꽃’을 통찰의 눈을 통해 박꽃에 심으려는 몸부림치는 시심(詩心)이 아름답다. 시인의 영혼은 자연 속 여행을 즐긴다. 강돈희 님의 박꽃을 바라보는 시심의 여행 속에서 청초해진 영혼을 발견하려고 보석같은 눈을 박꽃에다 꼽는 꽃다움이 값지다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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