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소재한 대부분의 학교가 마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면 단위 이하의 지역에서는 유일한 관공서로서 문화의 전당, 마을회관 등을 대신하고 있기도 하다. 중리초등학교도 그런 사례 중의 하나. 1955년 관인초교에서 분교한 이래 50여년 동안 중1·2·3리와 삼율리를 하나로 엮어주는 구심점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자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또 대부분 학부모들이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지라 진정한 학교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중리초교의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은 김기영 씨는 이들을 대표해 학교와 학생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고 있다. 경기도 교육 모니터 요원과 관인중학교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던 김 위원장은 “다른 학교와 달리 교사들의 열성적인 지도가 가장 큰 후원”이라고 강조한다. 출·퇴근이나 문화적 소외 등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와의 유대감이 끈끈해 보통 4∼5년 근무한다는 것. 김 위원장은 “학교와 관련된 모든 행사에서 교사나 학부모 학생이 혼연일체가 된다는 게 중리초교의 가장 큰 자랑”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런 연장선에서 “학운위원들의 전문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교육에 대한 정열이 우선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예욕 때문에 위원장을 맡고 그 권력을 사사로이 남용하는 일부 학운위원장에 대한 일갈이다. 낙농업과 농사에 종사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업무는 많은데 쉽게 시간을 내지 못하는 점이 아쉽지만 일단 책임을 맡았으니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또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일이면 내가 조금 손해보더라도 하는데, 내가 책임지고 일을 맡았는데 남에게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되겠죠”라고 덧붙인다. 현재 중리초교는 한탄강 댐 수몰 예정지여서 시설 유지에 관한 예산이 전혀 지원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건물과 사택의 개·보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보기 흉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내가 5년 후에 죽을 테니까 밥을 안 먹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우려를 나타났다. 방치했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그 때가서 대책이 세워지는 ‘뒷북행정’이 염려된다는 것. 하지만 한 가족 같은 분위기로 ‘중리’만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펼쳐나가는 중리초교를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학교”라며 당당하게 밝힌다. 그런 자신감은 “운영위원이 아니더라도 마음은 항상 학교에 있다”는 교육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서 발로하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