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명제: 바라보다, 2008
우리의 진정한 아픔은 근현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민초들의 삶이 산업과 자본,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사회로 돌아서며 배제된 상실감에 있다.
서영미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서 소외되고 억압된 기억의 언저리를 꽃으로 표현한다. 나팔꽃, 백일홍, 과꽃, 해바라기, 코스모스, 들국화, 맨드라미는 한결같이 아름답지만 왠지 쓸쓸하고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고독감에 배어있다. 이는 인간이 인간다움을 간직하려 발버둥하면서 동시에 물질 앞에 약해지는 심약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점이 화가 서영미가 끌어안고 대화하려는 핵심이라 생각된다.
작품‘바라보다’는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한 노인이 역사가 나눠버린 분단의 땅에서 평생 두고 온 가족을 생각하며 패인 가슴을 쥐어짜는 풀죽은 모습, 혹은 산업화로 고향을 등진 한 인간의 회상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희망이라는 단어조차도 기억에서 사라진 이 시대의 소외된 우리들의 모습이 해바라기를 통해 드러나 있다. 하지만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새로운 생명을 발아하는 내일은 태양이 해바라기를 비추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묵시적으로 보여준다.
강구원(화가. 계간버질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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