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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우울한 녹턴(Nocturn)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1월 12일


 안익수(시인)

 

11월이다. 한해의 끝자락에 앉아 고개를 하늘로 향하고 무릎은 땅으로 낮춘다. 뒤를 돌아보며 비움의 감사보다는 앞을 내다보며 채움의 감사를 서두른다. 시간은 언제나 주름을 만들고 주름은 사람의 원을 그린다. 원은 포용과 구속과 용서까지도 함께 아우르는 굴레다. 원은 인간의 부지깽이로 돌아간다. 그래서 사람은 늘 둥글둥글 살아가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가 보다. 다부지게 벼르며 저질렀던 일들이 감감한 소식으로 멀어지고 미래의 선물은 소망의 기도로 편지가 될 거다.

 

그래도 인간의 시각은 항상 <오늘>에 있다. 지금은 도처에 환란과 갈등의 경우이며 불안과 위기의 시대이다. 이 대(代)에 사는 보통사람들은 진로의 다양성에서 더 나은 가치를 모색한다. 불안과 공포의 숫자놀음에 심각한 허탈과 포만을 극복하며 말이다. 날마다 정류장에서 대중수단과 다투며 서로 엇갈린다. 길거리에 신발이 벗겨지는 줄도 모르고 물질을 따러가기에 혈안이 된다. 자신의 가슴팍에 곰팡이가 피는 줄도 모르고 담장에 잘못 박은 못 하나 뺄 여유도 없이 허겁지겁이다. 인간의 뜨락이 가시덤불로 온통 무성하다. 꿈과 비전이 주눅이 들어 일어서질 못한다. 부조리와 억지가 판을 친다.

 

그래 <자기존재>의 성찰이 나약하며 푸른 마음의 상실을 때때로 경험하며 살아간다. 세상과의 간격을 지식으로만 좁히려는 화려한 환상만이 난무할 뿐이다. 지나간 사건과 기억은 모두가 서 있는 시계와 같다. 그래도 인간은 끊임없이 살아가야 할 이유와 까닭에 의문한다. 심장의 박동은 복습이 아니라 반복도 아니며 언제나 예습이다. 창조적 율법이며 예술 미학인 것이다.

 

인간의 삶의 미래는 수학적 정리로는 도저히 그 해답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어떠한 공식으로도 인간의 혼돈과 갈등의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 이토록 사람의 감정이 갈라지고 황폐화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미적 감정의 촉수가 무디어져서 그렇지 않을까.

 

감성의 촉각에 불이 꺼졌다. 지구촌 오염에 대한 반응이 미장트로피슴(misanthropisme) 단계에 이른 것 같다. 더 이상 망설이면 곤란하다. 미적 태도와 생활에 정확한 맥을 다시 짚고 그에 적절한 처방을 내려야만 한다. 애매모호함으로 순간순간을 모면함이 아니라 분명하고 투명한 얼굴로 인간이 모여 앉아야 함이다.

 

또한 사회적 구조와 현상에서 오는 모멸과 환멸이다. 그것은 긍정적 사고와 생명의 존엄 정신으로 이해되어야 함이 구체적 희망이 아닐까. 그리고 책임과 의무에 대한 좌절이다. 개인은 물론 인적 구성원의 중심축이 벌레 먹었다. 막연한 군중심리를 자극하여 끼리끼리 결탁하는 모의시험은 이제 해서는 안 된다. 굴곡과 역경의 피로감에서 파생된 게으름을 스스로가 타개해야만 한다. 그러면 반드시 더 큰 환호와 탄성이 희망찬 꿈을 약속할 것이다.

 

구석구석 이 빠진 톱니를 갈아 끼우고 이제 죽은 시계바늘을 살려야 한다. 지금 사람의 에너지는 아직 건재하다. 인간이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삶의 최고의 선은 도박도 아니고 펀드도 아니며 그렇다고 판타지아(fantasia)도 아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이미 오고 있다. 변화는 또 하나의 유일한 희망이다. 벼랑 끝 위기를 통하여 연단되고 풀린 나사를 다시 조여야 할 때다. 그러므로 세상은 사람이 먼저 소중하다.

 

‘달콤한 꿀 한 모금 드십시오’ 양심의 강물로 물레방아를 힘차게 돌리자. 13일의 낮잠에서 횡설수설 꿈을 꾸었다. 금요일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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