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연 (영평초등학교 교장)
필자가 어렸을 때의 일이다. 밥맛이 보통일 때라도 집안을 떠나 울타리 가장자리에 가서 가마니 깔아 놓고 밥을 먹으면 정말 밥맛이 좋았다는 기억이 있다.
학생들도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보다도 교실 밖에 나가 공부하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 그래서 자연 체육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체험학습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과 창의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7차 교육과정의 큰 줄기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소인수 학교로서 여러 여건으로 인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의 기회를 만족할만하게 접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교장으로서 늘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터에 2학기 들어 그 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예산이 지원된다는 공문을 접하게 되었다. 공문을 보는 순간 이 예산은 특별 배부되는 예산이므로 교육활동 지원비로 요긴하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의 생활을 보면 외부로 나가는 체험활동이 아주 미약한 것 같았다. 어렸을 때의 체험이란 것이 잘 하면 일생을 결정짓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평소에 해 오고 있는 터라 일단 체험학습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교무회의를 통하여 선생님들의 의견을 개진했다. 모든 선생님들께서 동의하셨다. 문제는 무엇을 어떤 방향으로 체험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변수로 등장되었다. 필자는 자라는 학생들에게 글로벌 의식을 심어주고 싶었고, 또한 발달하고 있는 도시의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먼저 글로벌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정한 장소로 인천국제공항을 선택했다. 인천국제공항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관문으로써 오대양 육대주를 향하여 드나드는 관문으로서 세계로 향하는 마음을 길러주는 좋은 체험학습장이라고 생각되어서 이다. 어려서 깊은 감동을 받은 일은 생애기간을 통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이다.
이어서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강화도에 있는 갯벌체험학습장을 선택했다. 갯벌은 생태의 보고(寶庫)이다. 많은 생태환경을 접해 볼 수 있고 평상시에 가까이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체험학습에 대해서 문예작품을 수집해 본 결과 많은 학생들이 갯벌에 대한 내용을 기록해 놓은 것을 보면 많은 감동을 받은 체험활동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코스로 학생들에게 많은 호기심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놀이동산인 롯데월드를 체험학습장으로 선택했다. 롯데월드에는 놀이기구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박물관이 있어서 체험학습장으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루 종일 이곳에서 체험활동을 했으니 학생들은 신바람이 났을 것이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이번 체험학습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이벤트로서 한강 유람선을 승선하는 것이다. 낮에도 한강 주변 도시 경관이 좋지만 밤 경치는 또한 색다른 호기심과 도시의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리라 본다.
유치원 원아를 포함한 전교생의 이번 체험학습은 비록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많은 추억과 감동을 경험했다고 본다.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지만 그 당시에는 체험학습이라고 해봐야 6년 동안에 같은 장소로 소풍을 6번씩 다녀왔다. 6학년 때 수학여행이라고 해서 증기기관차를 타고 지루한 일정으로 겨우 바다 구경만 하고 왔다. 그런데도 그 바다를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이 지금도 아련히 남아있다. 결국 바다 구경했던 그 곳에 대한 좋은 감정으로 인하여 그곳으로 발령을 받아 14년을 살다가 서울로 옮겨오게 되었다.
어려서 체험한 일에 대해 감동을 받는다면 그 감동은 생애기간을 통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필자의 견해는 지금도 유효하다. 좋은 체험학습을 시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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