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이호연(영평초등학교 교장)
필자가 오랜만에 독자 여러분께 퀴즈를 내보겠다. 1725년 이탈리아의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대표적인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네 편의 시에 의거해서 4계절의 분위기와 색채를 즐겁고도 섬세하게 표현해낸 표제음악의 걸작으로 제1곡 <봄:La Primavera>은 E장조로 봄을 맞아 새가 지저귀고 녹색으로 희망찬 곡상이 전개되고, 제2곡 <여름:L`estate>은 G단조로 지루하고 나른한 싫은 계절을 단조롭게 표현하고. 제3곡 <가을:L`autunno>은 F장조로 가을의 결실을 표제 음악적으로 다루었고, 제4곡 <겨울:L`inverno>은 F단조로 겨울의 심한 추위와 휘몰아치는 바람을 묘사했으며, 이 중 `봄` 이 가장 호평을 받고 있고 `가을` 이 자주 연주되고 있다. 이 곡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첫 줄을 읽는 순간 이미 곡명을 이해하셨을 것이다. ‘비발디의 사계’가 정답이다. 필자는 계절별로 이 곡들을 감상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곤 한다. 특히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겨울:L`inverno’을 감상하면서 자유분방하게 휘몰아치는 눈보라의 현란한 움직임에 매료되기도 한다.
이왕에 퀴즈를 냈으니 한 문제 더 내 보겠다. 제1악장은 시골에 닿았을 때의 유쾌한 감정의 눈 뜨임과 밝고 신선한 전원의 풍경과 시내물의 한가로운 흐름을 연상케 하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묘사했고, 제2악장은 시냇가의 정경으로 아름답고 평온한 들판의 정경을 묘사했으며, 제3악장은 오스트리아 고유의 춤곡을 기본으로 시골사람들의 정겨운 모임을 묘사했고, 제4악장은 천둥, 폭풍우의 정경을 실감나게 묘사했으며, 마지막으로 제5악장에서 목장 사람들의 노래와 폭풍우 뒤의 기쁘고 감사에 가득한 감정을 묘사한 교향곡의 작곡자 이름과 곡명은 무엇일까요? 첫 부분부터 이미 정답을 맞힌 독자가 많을 줄로 안다. 1802년에 귓병을 앓게 되어 여름에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정양(靜養)한 일이 있었는데 병으로 인하여 자신을 잃어 비통한 유서를 쓴 일이 있었다. 1808년 여름 다시 이곳에서 정양(靜養)하면서 그 때 자연에서 받은 감명을 담은 곡으로 베토벤이 작곡한 교향곡 6번인‘전원교향곡’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음악은 사람의 영혼을 자극하고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이루게 한다.’ 라고 했다. 살아가면서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고, 몸까지 무거워 짐을 느낄 때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의 하나는 음악 감상을 하는 것이다. 마음을 정화시키고 그 음악에 동화되어 잠시 잡념을 잊어버리고 나면, 개운한 마음이 들어 스트레스로 억눌렸던 몸과 마음까지도 가벼워짐을 느끼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이런 점을 미리 갈파한 것 같다.
필자는 낳고 자란 곳이 농촌이다. 파란 하늘에 웅장하게 피어오르는 하얀 뭉게구름을 콩밭에 드러누워 바라보면서 소년시절에 야망을 키웠다. 그래서인지 베토벤의‘전원교향곡’에 대하여는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특히 제 1악장의 잔잔한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아주 느린 안개가 서서히 밀려오면서 온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포근한 정감을 느낀다. 세상을 다 얻은 듯 한 착각을 느끼면서 행복감에 싸여 감상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필자는 광복 60주년 기념일에 포천시립합창단이 공연하는‘광복절 기념 청소년음악회’를 관람하기 위해 반원아트홀에 갔다. 가끔 반월아트홀 공연을 관람해 보았지만 평상시에는 공연 시작 시각이 되어도 관람객들이 별로 오지 않고 공연 시각 직전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여유 있게 도착한다고 공연시작 1시간 전에 반월아트홀에 도착했다. 그런데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주차 공간이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대기하는 줄이 반원아트홀 밖에까지 4줄로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이 아닌가! 시립합창단의 공연이지만 학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순간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음악에 대해 이렇게 관심이 많다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얼마 후 필자의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다가와 인사를 하면서‘여름방학 숙제를 하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필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 생각났다.
음향기기가 여의치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렇지만 음악선생님께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음악 감상 시간을 운영해 주셨는데 스피커 2대를 이용하여 소위 말하는 스테레오 시스템을 활용하여 감미로운 음악 감상 곡을 선정하고 해설도 곁들여 들려주셨다. 해설을 곁들이니 감상 곡을 더 이해할 수 있고 흥미로워서 자주 참석하곤 했다. 아울러 이런 기회가 계기가 되어 고전음악에 대하여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가운데서도 고전음악 감상을 통하여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얻고 있다.
교육의 위력은 막강하다. 그러나 교육에 대한 동기부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하다. 비록 방학 숙제이기는 하지만 이런 기회를 계기로 음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된다면 그 학생에게 삶에 새로운 활력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좋은 계기교육이라고 본다. 교과를 통해 동기 부여를 해 주어야할 내용들이 많다. 예를 들어 국어 사랑을 생각해 보자. 국어는 국가의 자존심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한글의 우수성이 새롭게 각인되고 있는 요즈음 우리는 국어에 대하여 얼마나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생략해서 사용하고 있는 생략어는 국어 사랑의 측면에서 본다면 반성하고 시정되어야할 할 측면이라고 본다. 식민지 국민이지만 국어를 지키고 있다면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감옥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알퐁스 도데는 ‘마지막 수업’에서 말하고 있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