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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세이77]아들아! 지금 생각해 보니 네게 참 미안했구나.

아들아! 지금 생각해 보니 네게 참 미안했구나.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6월 30일


이호연(영평초등학교 교장)

 

세계적으로 자녀 교육에 대한 교육열정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자녀 교육을 위해 자녀와 어머니가 동반 유학을 가므로 고국에 홀로 남은 아빠를 가리켜 ‘기러기 아빠’라는 별칭까지 회자되고 있는 현실이다. 교육의 성패가 바로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바로메타로 인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자녀 교육에 대한 대한민국 부모님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가히 세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년 전의 일이다. 필자의 둘째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되던 4월에 학교에서 적성검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아들 편에 전달받았다. 적성검사 결과 보고서 내용을 검토해 보니 자연계 계통에 대한 적성을 나타내는 점수가 99점,100점 등 자연계 계통에 대한 직업 적성의 점수가 인문계 계통의 직업 적성의 점수보다 단연 높았다. 필자도 적성검사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처음 접해 보았으므로 결과 보고서에 더 신뢰가 갔다. 적성검사 결과 보고서를 가지고 자연계, 인문계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 자연계를 선택하도록 권했는데 아들은 인문계를 선택하겠다고 했었다. 사실 필자로서는 난감했다. 그래서 지인으로 알고 있는 서울 모 고등학교 교감선생님께 전화해서 이 내용을 말씀드리고 어느 계통으로 진로를 결정해야겠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그 분께서도 아들 입장은 인문계를 선택하고 싶다고 해도 적성검사의 결과대로 자연계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다시 아들을 설득해서 자연계를 선택했었다.
진로를 결정하고 1년 후의 일이었다. 아들이 3학년에 진급하여 5월이 되었는데 수학교과에 대하여 개인지도를 받고 싶다고 했다. 순간 눈앞이 캄캄했다. 개인지도를 받겠다고 말할 때까지 얼마나 그 교과에 대하여 심리적인 압박이 심했을까하는 생각이 드니 더욱 난감했다. 다행스럽게 좋은 개인지도  교사를 만날 수 있었는데 2개월 정도 개인지도를 받은 후 아들의 소감을 들으니 이제 수학이 보인다고 했다.
결국 대학교 진학은 교차 지원 형식으로 인문계 사회계열대학교 수시 2차에 합격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들에게 많은 마음고생을 시킨 것 같아 늦었지만 “아들아! 지금 생각해 보니 네게 참 미안했구나.”라고 사과한다. 아들의 말대로 인문계를 선택했더라면 교과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도 덜 되고 공부에 대한 효율도 더 높았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적성검사 결과 보고서도 참고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본인의 의사를 십분 고려하여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겠다고 뒤늦은 후회를 한다.
진로지도에서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특별히 잘’하고 ‘특별히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잘’하고 ‘보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누구나 남들보다 특별히 잘하고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자녀들의 일상생활을 잘 관찰하여 보자 자녀들이 신나고 재미있어 하는 일이 있는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일이 있는가? 크게 아니더라도 지나가며 누가 잘한다고 칭찬했던 적이 있는가? 다른 것들보다 쉽게 배우는 것이 있는가? 점수가 상대적으로 좋은 교과목은 무엇이며, 낮은 교과목은 무엇인가? 주로 어떤 책을 좋아하고 어떤 책을 싫어하는가? 다른 것보다 더 흥분된 목소리로 이야기 하거나 더 관심 있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자녀들에게 물어보자 뭘 좋아하고 뭘 잘한다고 생각하는지, 어른이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관심 있거나 해보고 싶은 직업이 혹 있는지, 자녀가 혹시 “모르겠다.”하고 대답해도 실망하지 말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 스스로 자신의 미래직업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고 표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필자가 교직에 첫 발령을 받아 4학년을 담임했을 때 수업시간에 우연히 학생들의 장래 희망에 대하여 발문했다. 다른 학생들은 모두 치과의사, 외교관, 대통령, 육군대장, 간호사, 선생님 등등 비교적 이해가 가는 직업을 답변했는데 맨 뒷좌석에 앉은 몸집이 학급에서 가장 큰 ‘○○’이에게 발문했더니 의외로 ‘엿장수’하겠다고 했다. 순간 담임으로서 진로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눈앞이 캄캄했다. 수업시간이고 해서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내가 좋으면 즐겁게 갖는 것이 장래의 직업인데 엿 장수할 때 선생님 만나면 엿 줄거니?” 하고 지나친 적이 있다. 바로 이럴 경우이다. 부모 뜻과는 전혀 다른 직업 특히 사회적으로 비 선호하는 직업을 말했을 때는 자녀의 문제이므로 더 큰 충격이 클 수도 있다. 이 때 부모가 갖추어야할 태도가 있다. 자녀가 말한 직업 자체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 너는 왜 그 직업을 갖고 싶어?” 라는 간단한 질문을 더 해 본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에는 직업의 세계가 계속 바뀌게 마련이다. 따라서 자녀가 말한 직업 자체보다는 그 직업에 관심을 두고 이유를 물어 보는 것이 자녀의 진로 특성을 파악하는데 더 좋다.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의 진로가 결정되었다고 생각이 들면 이제 객관적인 자료 검증을 위해 적성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모두에서 언급했듯이 적성 검사의 결과도 제한적인 측면이 많기 때문에 되도록 진로상담 전문가의 해석을 듣는 것이 좋다. 특히 평소에 자신의 진로, 직업, 미래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자녀의 경우 모든 검사 영역에서 백분위 점수가 모두 낮거나 모두 높게 나올 수 있다. 그럴 때는 점수 자체가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자녀 자신이나 미래의 직업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함을 보여 주는 증거 자료로 검사 결과를 활용해 보는 것이 좋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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