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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생태도시의 조건5]생태주의를 위한 집단주의적 행동의 문제점과, 느림의 미학

생태주의를 위한 집단주의적 행동의 문제점과, 느림의 미학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6월 10일



공명수 교수 (대진대학교 영문학과)

현재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생태주의의 실현을 위해서 자연을 접근하는 인간의 자세가 인간중심이 아닌 자연의 입장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에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생태계의 위기에 대한 대책으로서 자연훼손의 방지논리가 이제 불충분하므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마음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할 필요성을 우리는 이제 느끼고 있다. 단순한 의미에서의 자연보호의 논리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의 전환을 통하여 삶의 방식 전부가 자연 지배적인 것으로부터 자연 친화적이고 자연 외경적인 것으로 우리의 마음이 근원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소위 실천 환경론자들(환경정치가, 환경행정가, 환경단체)의  시선에는 심층생태학의 이러한 주장이 오늘날 환경위기에 내포된 긴박성이나 대중들의 자연 경관적 욕구를 생각할 때 지나치게 낭만적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그래서, 실천 환경론자들은 집단주의적 직접행동을 통해 생태주의에 대한 대중주의적 계몽을 촉발시키고 경제적 이윤논리와 국가적 이익에 의해 움직이는 산업주의의 개발계획에 저항하여 이를 차단하려 노력한다. 이들이 전개하는 직접적인 저항행동에는 무분별한 산림벌채, 댐건설이나 핵시설 설치, 신자유주의적 다국적 농업의 침투 등이 열거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들의 노력은 단기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경우, 생태주의는 실천 환경론자들에게 현실개혁의 이념으로 확장되어 대중들의 의식화를 도모하고 공동체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사실, 심층생태주의자들은 환경개혁운동을 적극적으로 옹호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결코 이를 배제도 않고 있다. 그러나, 실천 환경론자들의 직접행동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들의 성급한 인식이나 행동은 산업주의나 시장주의에 기식하는 대중정치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실천 환경론자들은 일반대중을 상대로 하여 유독성 폐기물 방지, 공기 및 수자원 오염 방지, 자연환경 영향평가, 그리고 자연경관 보호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에 대한 여러 문제를 개선하려고 직접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생태주의를 정치적으로 쟁점화 하여 직접적인 행동을 통하여 현실 속에 접목하려 하거나 환경정책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려 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 생태주의의 방향이 선거운동이나 정치운동의 모델이 되어 포퓰리즘의 논리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 그리고, 자연중심주의의 논리는 대중들의 삶의 질 개선욕구에 편승하여 각종 출판물이나 대중매체를 통하여 정치적 도구로 이용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자연의 정신을 우리의 삶의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느림의 미학에 토대를 두고, 우리의 삶에 빠른 긴박성을 접목하려는 속도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심층생태학에 흐르는 낭만주의가 우리의 삶의 기본적인 정신이 되어야 한다.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낭만적인 태도야 말로 우리의 삶을 거시적인 차원에서 ‘있는 그대로 접근할 수 있는’ 최적의 현실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느림보 생활로의 일대전환이 우리의 삶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답안이 될 수 있다. 모든 일에 근본적인 정신이 없으면, 그 일은 공허하게 되고, 곧장 원인 모를 혼란에 빠지게 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심층생태학이 전파하는 느림보의 미학을 진정으로 고민하면서 우리의 실제 삶 속에서 이를 실천하고 생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심층생태학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학자는 노르웨이 철학자 아르네 네스(Arne Naess)이다. 미국의 환경론자 빌 디볼(Bill Devall)과 조지 세션스(George Sessions)는 자신들의 저서 『심층생태학』(Deep Ecology)에서 네스의 생태주의 논리를 한층 더 구체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자연을 접근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의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대책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올바른 정신의 중요성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소위 말해서 실천 환경론자들이 접근하는 집단주의적 직접행동에 자연에 대한 깊은 외경심이 없으면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디볼과 세션스가 인식하는 심층생태학의 비전은 자연과의 일체감 속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자각하는 것이며, 그것은 총체적인 측면에서의 느림의 미학의 실천운동이다.
 심층생태학은 사람들 사이에 새로운 조화를 각성시키는 삶의 방법이고, 그것은 우리의 근원적인 갈망에 대한 충족이기도 하다. 우리는 흐르는 물에 생명을 느끼고, 날씨와 계절의 변화에 감성을 확장시키고, 그리고 지상의 생명현상에 항상 존귀함을 잃지 않을 때, 우리의 삶은 순간순간 마다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찰 것이다. 아마도 생태주의를 일상에서 체험하는 구체적인 예는 이런 경우일 것이다. 우리는 바위와 나무와 강의 실재(실제가 아님)를 알고 이들 모두가 유기적으로 하나로 통하고 있음을 자각할 때 진정한 의미에서 생태주의적 실천자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생태주의적 낭만주의는 고요와 고독의 존귀함을 알고, 타자의 시선에 귀 기울이는 수용과 신뢰의 미학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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