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이호연(영평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저 정석원입니다,” “아 오랜만이구나.” “선생님! 오랫동안 연락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가끔 연락 주고 있지 않냐?” “지난 설에 댁으로 선물을 보내 드렸는데 반송되어 왔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학교로 선물 보내드렸습니다. 잘 받아 보십시오.” “선생님! 사실 제가 그 동안 일이 좀 있었습니다. 나쁜 일은 아니고요. 좋은 일이어요.” “제가 교수 됐습니다.” “와! 우리 석원이가 교수 됐어! 정말 축하한다. 너는 조교수라도 정교수요, 부교수라도 정교수다. 넌 학구적이어서 늘 열심히 학문을 연마했지. 그래서 박사학위도 받았고 말이야. 선생님도 정말 기쁘구나.” 35년 전 남해안의 외딴 섬에서 초임 시절 첫 담임으로 4학년을 맡았는데 그 때 맡았던 제자와의 대화내용이다. 그 당시는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못하여 졸업하고 나서 한 달을 쉬고 4월1일자로 발령을 받았었다. 비록 발령이 나지 않아서 섭섭하기는 했지만 집에서 쉬는 한 달 동안 나름대로 학급 경영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인생을 보람 있게 사는 방법 세 가지 중에 존경하는 스승이 있다는 것이 들어 있다. 존경하는 스승이 있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해 보면 자랑스러운 제자가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이야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지난날의 경우 사회에서 교직을 바라보는 시각은 요즈음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교직은 나에게 천직이려니 하고 가르치는데서 큰 보람을 찾고, 자기성장을 위해 나름대로 성취동기를 갖고 근무해 오는 동안 승진은 자연스럽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묵묵히 확고한 철학을 갖고 가르치는 사명을 다하면 비록 지금은 어린 제자이지만 나름대로 담임을 보는 시각이 있는데 어쩌면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한 판단력으로 담임선생님을 평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제자도 연락하게 된 시기는 길지 않다. 연락이 두절되었는데 제자가 스스로 필자를 찾으려고 노력하여 연락하게 된 것이다. 요즈음처럼 바쁜 세상에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찾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될까? 그렇지만 나름대로 인생에서 많은 영향력을 받아 잊지 못할 스승으로 인색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교직에 근무하면서 늘 생각했던 것은 학급 담임으로서 맡은 제자들을 현재의 어린 학생으로 보지 않고 20년 30년 후의 어른으로서 시대 상황에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 보자는 것이 필자의 한결같은 생각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글로벌 시대에 적응 할 수 있는 인재 육성과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보아진다. 던킨 도넛의 창업주인 빌 로젠버그는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상황에서든 근면하고, 정직하며, 지혜롭고, 인내하며, 애정을 품고, 자족하며, 나누고 베풀라고 했습니다. 학급에서 맡은 현재의 학생들이 비록 어리지만 나름대로의 가치 판단력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예리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은 담임으로서의 큰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빌 로젠버그가 제시한 성공의 덕목이라도 내면화 시켜 준다면 35년 후에 아니 그 전이라도 많은 제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스승의 위치에 서 계실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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