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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보험이야기 = 29] 웬수?


코인스 포천영업소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5월 10일


‘차마 제 주위에 아는 사람들에겐 부끄러워 말 할 수 없었던 한 달여 동안의 내 가슴 속의 멍을 털어 보고자 이렇게 어렵게 글을 적어 봅니다. 내 하나 밖에 없는 외아들 고등학교 때 남편을 잃고 혼자 몸으로 대학 보내고 집 장만해서 장가를 보냈죠. 아들 놈 효도한번 받아보자 싶은 욕심에 아들놈 내외를 끼고 살고 있습니다. 집 장만 따로 해 줄 형편이 안돼서 내 명의로 있던 집을 아들명의로 바꿔 놓고는 함께 살고 있지요. 남편 먼저 세상 떠난 후 아들 대학까지 공부 가르치느라 공장일이며 때밀이며 파출부며... 안 해본 일이 없이 고생을 해서인지 몸이 성한 데가 없어도 어쩐지 아들 내외한테는 쉽게 어디 아프단 말하기가 왜 그렇게 눈치가 보이는지... 어디 식당일이라도 다니고 싶어도 다리가 아파서 서서 일을 할 수가 없으니 아들한테 짐만 된 것 같은 생각마저 듭니다. 며느리가 용돈을 처음엔 꼬박 잘 챙겨 주더니 이년 전 다리가 아파서 병원을 다니면서부터는 제 병원비 탓인지 용돈도 뜸해 지 더라 구요. 그래도 이따금씩 아들 녀석이 지 용돈 쪼개서 꼬깃꼬깃 주는 그 만원짜리 서너 장에 내가 아들 녀석 하나는 잘 키웠지 하며 스스로를 달래며 살았지요.
그런데 이따금씩 만나는 초등학교 친구들한테 밥 한 끼 사 줘보지도 못하고 얻어만 먹는 게 너무 미안해서 용돈을 조금씩 모았는데 간혹 며느리한테 미안해서 병원비 달라 소릴 못할 때마다 그 모아둔 용돈 다 들어 쓰고 또 빈털터리가 되더라 구요. 그래서 정말 친구들한테 맘먹고 밥 한번 사야겠단 생각에 아들 녀석 퇴근 길목을 지키고 서 있다가 “얘야 용돈 좀 다오. 엄마 친구들한테 매번 밥 얻어먹기 미안해서 조만간 밥 한 끼 꼭 좀 사야 안 되겠나?” 어렵게 말을 꺼냈더니만 아들 녀석 하는 말이 “엄마, 집사람한테 얘기할께요.” 그리곤 들어가지 뭐예요. 내가 괜히 말을 꺼냈나 싶기도 하고 며느리 눈치 볼 일이 또 까마득  하더라고요. 일주일이 넘도록 며느리가 아무 말이 없길래 “아가야 내 용돈 쫌만 다오. 친구들한테 밥 한 끼 사게.” 며느리 아무 표정 없이 4만원을 내밀더라고요. 4만원 가지고는 15명이나 되는 친구들한테 5천원짜리 국밥 한 그릇도 못 먹이겠다 싶어서 다음 날 또 며느리에게 달라 했더니 2만원을 챙겨 주더라고요. 그렇게 세 차례나 용돈 이야길 꺼내서 받은 돈이 10만원이 채 안 되길래 내가 자식 놈들 살기 어려운데 뭘 자꾸 바라나 싶어 나 자신을 나무라며 그 돈을 들고 며느리 방으로 가서 화장대 서랍에 돈을 넣어 두었지요. 그런데 그 서랍 속에 며느리 가계부가 있더라고요. 전 그냥 우리 며느리가 알뜰살뜰 가계부도 다 쓰는 구나 싶은 생각에 그것을 열어 읽어 나가기 시작을 했는데, 9월14일 웬수 40000원, 9월 15일 웬수 20000원, 9월 17일 웬수 20000원... 그 순간 하늘이 노랗고 숨이 탁 막혀서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남편 생각에, 아니 인생 헛살았구나 싶은 생각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 년 전 라디오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그런데  며칠 전 고객의 건강식품 가게를 방문했을 때도 이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조금 전에 나간 사람 며느리가 가게부에 울 엄마 10만원, 늙은 X 5만원이라며 가계부에 적혀 있더라고 기가 막힌다며, 세상이 그래~” 하는 것이었다. 설마 했는데 씁쓸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모두가 불효자는 아니다. 그렇지만 자식에게 노후를 기대하는 건 무리일 수  밖에 없다.
젊었을 때는 어울리는 친구도 많고 주머니 사정도 여유가 조금이라도 되니 친구, 친지들을 만나는 기회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나이 들어 경제력을 상실하고, 육체적으로도 점점 병들어 가고, 더 나이가 들면 친구들이 하나, 둘 먼저 떠나가고, 손주 녀석들 용돈이나 자주 줘야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르니...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힘겨운데 연금 들 돈이 어디 있냐 하지만, 세월은 화살과 같아 바로 눈앞의 일로 닥칠 것이다.

코인스 포천영업소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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