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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 지금 송우리 장터에는 비가 내린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5월 01일

송우리에는 지금 우시장이 없다. 그 자리에는 불빛이 먼저 나와 개발 새발이 출반주 한다.해가 서산에 떨어지면 색깔 다른 소리와 얼굴들이 분주히 오간다.
거리에는 살아가는 목청들이 즐비하게 들락거리고 하늘 저쪽으로 새떼들이 넘어지기도 하며
찌든 삶의 애환들이 알콜 짙은 오줌에 섞여 하수구 밑으로 연신 빠져나간다. 하나 남은 떡집에서 피어오르는 꽃 냄새와 하얀 김이 군침을 돌게 하는데 우물가 사철나무 아래서 뒷물하던 분이는 영 보이지 않는다. 무성한 소문에 의하면 땅을 팔아먹은 사람은 서울로 갔고 땅 번지를 은행에 맡긴 화장품 가게의 아줌마는 새까만 기미를 토닥거리며 낮달로 새참을 즐기고 있다. 그래도 송우리의 뒷골목은 비를 받아먹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정치꾼의 공약이 장바닥에 온통 뿌려진들 어느 철에 새싹이 돋아나 사람과 정답게 살겠는가.
연어는 고향을 떠나 머나먼 항해를 마치고 되돌아온다는데 송우리 아무개는 정치옷을 갈아입고 고향을 찾은 초등학교 동창놈의 그림자만 기웃거리고 있으니 공연히 한심스럽다. 그래도 시장터 가까이에는 다른 나라 연어들이 제살을 뜯어가며 부화를 한다. 그들에게 돌을 던져도 좋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개천에서 흘러가는 물이 오염되지는 않았는지 먼저 각성할 일이다. 밀레니엄 영문자가 온 몸을 태운다지만 어디 대중탕의 찬물이 빨리 데워 지겠는가. 하루살이가 날파리 옆구리를 갉아 먹은들, 꽃순이가 가슴팍에 지폐 몇 장을 찔러 넣은들 멍든 술이 깨겠는가. 동해바다 산 오징어가 자빠지고, 소래포구 새우젓이 녹초가 된들, 청계산 참나물이 할머니의 손을 잡고 나온들, 어디 옛날 장이 서겠는가. 장날이면 더러더러 인정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만은 오일장이 끝나면 빈 박스만 리어커에 수북히 실은 피곤한 남자의 거북등 같은 손이 순대로 배를 채울 뿐이다.
장터에 봄비가 한바탕 북적 대던 날 저녁에 마라토너 이 아무개가 주인인 ‘고향집’을 찾았다. 가채리 논바닥의 미꾸라지가 뚝배기 고추장속을 뒤지고 있지 뭔가. 동갑내기 서 너 명이 목로에 둘러 앉아 고함을 지르며 에프티에이를 성토하고 있었다. 가만가만 들어보니 만만한 놈 옆구리를 간질이며 쇠고기 좀 팔아 달라는 얘기다. 옛날에는 일본 놈들이 산허리를 잘라 철길을 놓고 ‘만경들’ 쌀가마니를 뺏어 가고, 아버지 이름 석 자 마저 바꾸라고 총칼을 들이대더니만 이제는 아메리칸 째즈가 뽕짝을 밀어내고 주인 행세를 하니 어이된 영문인지 한글인지 분간이 안가는 일이다. 아직도 한반도의 흙이 끈질기고 뚝심이 센 문화인 줄을 모르니 그들은 나쁜 바보다. 먹거리 문화도 문화인지라 21세기는 ‘문화의 충돌시대’라더니 그 꼬락서니가 자못 서럽고도 분하다. 우리의 피와 살이 언제 쇠고기 먹고 살았나. 우리네 대학까지 가르친 게 누군가. 아버지의 쟁기와 소가 아니었던가.
“소야, 소야, 한우야”
“대관령도 우리 땅이고, 김해평야도 우리 땅이지.  독도는 당연히 우리 섬이고 그렇지”!
“문화야, 예술아”
“산이 좋아, 물이 좋아, 사람이 좋아”
“강이 맑고 바다가 깊은 데로 우리 똘똘 뭉쳐 태극기로 실어 날라 오대양 육대주에 우리나라 꽃을 심자”.
그래 송우리 장터는 내일도 봄비를 먹고 힘차게 일어설 일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5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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