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연 (양평 초등학교 교장)
12월은 교사들에게 1년 중에서 가장 바쁜 달이다. 학생들의 1년 동안의 성적산출, 학생들에게 겨울 방학을 보람 있게 지낼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학생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개별과제 제시를 위한 가정통신문 발송, 교사 상호평가, 근무지를 옮길 교사는 전출을 위한 전보서류 작성, 새 학년도의 교육과정을 작성, 실로 1년 동안에 해야 할 일과 거의 맞먹는 일을 12월 한 달에 해야 할 정도로 바쁜 달이다.
특히 신규교사의 경우 1년 근무하면 옮길 수 있다는 인사규정으로 인하여 소규모 학교의 경우에 교사 정원의 2/3가 전출의사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안정된 학교문화가 정착되려면 단위 학교에 다경력 근무교사가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강제규정으로 이를 막을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신규교사나, 10년 미만의 교사에게 권유하는 게 있다. 그것은 매슬로우(Abraham H. maslow)의 욕구 5단계설 가운데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의 실현을 위한 청사진을 안내하곤 했다. 그런데 한결같이 필자의 제의를 받아들인 교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기억하기로는 교감시절에 권유받았던 교사 중에 꼭 한 분의 교사가 필자의 권유를 받아들여 승진 가산점수가 부여되는 지역으로 전출한 경우가 유일하다.
해마다 3월이면 교감자격연수 대상자가 발표되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승진하기 위해서는 낙타가 바늘귀를 꿰뚫어나가는 것과 같은 어려운 관문이라는 것을 쉽사리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비무환이라고 미리 승진을 위한 점수를 확보해 두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특히 앞으로는 10년 동안의 근무성적이 반영되는 새로 개정된 승진규정을 보면 신규교사로 발령 받은 후부터 9년 경력을 쌓을 때까지는 지역가산점이 부여되는 지역으로 발령 받는 것이 승진을 위해서 유리하다. 근무경력 10년 되는 때부터는 높은 근무성적을 관리하기 위해서 교사 정원이 많은 대규모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이 또한 유리하다. 그런데 신규교사의 경우 장차 승진을 위해서 지역가산점이 부여되는 지역에 근무를 권유해 보나 생활의 불편함과 홀로 생활에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지역 가산점이 부여되는 지역에 근무해 보라는 권유를 쉽사리 이해하는 교사가 드물다는 것이 어쩌면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올해도 역시 신규교사 중 대부분의 교사가 전출을 희망했다. 필자는 지금까지 권유했던 내용을 다시 권유해 보았으나 공감하는 교사는 없었다.
승진하기 위해서 취득해야할 가산점을 열거해 보면 경력, 연수점수, 연구점수, 보직교사경력, 연구시범학교 근무경력, 도서벽지학교 근무경력, 접경지역 학교 근무경력, 농어촌지역학교 근무경력, 대학원학위(석사, 박사), 청소년단체 지도경력, 통합학급담임경력, 특수학급담임경력, 정보관련 자격, 수업실기경력, 방과 후 학교 담당경력, 농촌체험학교 담당 경력, 특성화 학교 근무경력 등등 미리미리 확보해 두어야할 분야가 많으며 상황에 따라서 승진규정이 바꿔지므로 그때그때 바뀌는 내용을 파악하여 그 분야의 점수도 확보해야 한다. 승진을 위해서 갖추어야 할 내용을 미리 파악하여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필자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 중에 지역가산점이 높은 지역에서 근무했던 교사인데 그 당시에는 승진에 대한 비전이 없어서 1년 근무하고 도시 지역으로 전출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니 후회가 막심하다고 지난날을 반성하는 교사를 보았다. 그 당시에 그곳에서 3~4년만 근무했더라면 5년 전쯤에 교감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선생님들께 새해 덕담으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는데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미리 장래에 대한 설계를 해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설계도가 필요하듯 승진하기 위해서도 승진에 필요한 요소를 파악하고 그 요소를 갖추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준비한다면 교직에 근무하는 보람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1年 農事 在於春"이란 말이 있다. 농부가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거두기 위해서는 봄에 농사지을 준비를 잘해서 필요한 조치를 잘 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리미리 준비할 것을 때에 맞춰서 잘 준비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교직생활에서 승진이란 기회는 자아실현의 욕구의 과정이며, 보다 나은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갖추어야 할 것을 갖추는 자세가 중요한데 이에 대하여 교사들이 무관심한 것 같아 늘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주문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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