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한국에서 구재산권의 처리는 북한 내에 시장경제 체제의 신속한 도입, 대북 투자 장애 요인 제거, 북한 주민의 토지 이용권 보호 및 생활 안정 확보 등 거시적인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되어야만 한다. 침해 토지 처리 문제도 역시 이 같은 방향에서 연구․모색되어야만 한다고 볼 때, 통일 한국이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은 재국유화 원칙이다.재국유화 원칙은 통일 즉시 과거 북한 정권에 의해 불법적으로 몰수된 토지에 대한 구소유권을 무효화하고 북한 내의 모든 재산을 한시적으로 재국유화한 후, 서서히 매각 처리하여 사유화시키는 원칙을 말한다. 재국유화 원칙의 기저에는 통일 이전 북한 정권의 소유로 되어 있던 모든 토지의 소유권을 통일 한국 정부의 소유권으로 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이것은 현재 북한의 소유권 제도와 질서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북한 국유 재산을 인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방안과 관련하여 재국유화된 북한 지역 토지의 소유·관리·매각·처분 등을 담당하는 독일의 신탁관리청과 유사한 특별관청의 설립이 꼭 필요하다. 이 원칙에 의하면 원소유자에게 구소유권에 의한 반환 청구는 인정하지는 않고 다만 해당 토지의 매각 처분시 원소유자에게 우선 매입권을 인정하는 등 적절한 방안을 제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통일 당시 직접 토지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의 토지 이용권의 보호적 차원에서도 신중한 자세가 요망된다. 이 원칙은 침해 토지의 관리를 특별관청인 국가기관에 의하게 함으로써 북한 토지를 일정 기간 종합적으로 중앙 관리한 후 적절한 시기에 이를 매각하여 사유화를 추진하는 원칙이다. 이 원칙은 토지 반환과 관련된 분쟁을 사전에 제도적으로 방지함으로써 투자 장애 요인을 제거하고 북한에 대한 투자 촉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북한 지역에서의 투자 촉진을 통한 조속한 경제 성장,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 보상 재원 마련에 있어서의 어려움의 회피 등을 해결할 수 있다. 또 통일 한국이 북한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토지 이용 정책을 수립할 수 있기에 효과적인 토지 개발과 균형 발전을 추진할 수 있어 북한 지역에서의 부동산 투기를 방지할 수 있다. 일정한 기간 이후 토지의 사유화 추진 과정에서 사업용 부지 등 지가가 충분히 상승된 후 기업에게 매각할 경우 매각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고 북한 주민에게 현상태의 주택 부지 등 비업무용 토지에 대하여 장기 임대해 줌으로써 기본적 생존권을 보장하고 이용권 확보를 가능하게 하여 불필요한 대규모 남한 이주 방지와 정부의 추가 재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통일 한국이 북한 지역을 조속한 시일 내에 재건하고 경제 수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공공 투자 사업을 추진하여야 하기에 토지의 수요가 막대할 것이다. 이의 해결을 위해 토지를 비축이 필요하며, 동시에 투자 재원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북한 지역에 대한 공공투자와 기업과 개인의 대북 투자는 부동산 투기, 특히 토지 투기 과열 현상이 따를 것이기에 이를 억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요구되는 바 재국유화 원칙의 도입은 이러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북한 지역의 신속한 경제 재건을 통해 경제 통합을 이룩하며 동시에 사회·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감안한다면, 재국유화 방안은 간명한 처리 방법이면서도 매우 효율적인 대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국유화 방안을 따를 경우 통일 즉시 구소유권을 전면적으로 무효화하고 통일 정부에서 재국유화할 경우 사유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 규정에 정면 배치됨으로써 위헌 논란의 소지가 야기될 수 있고 구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원소유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원소유권자들은 한국 전쟁과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으로 인해 원소유권은 소멸 시효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이기에 원소유자에 대한 구소유권 반환 거부를 정당화하기란 법리상으로나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통일 이전에 소유하던 국·공유 토지를 통일 한국이 그대로 인수·재국유화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통일 이전 도시 지역은 기존에 불균등한 부동산 점유 실태가 있었고, 농촌 지역은 개별적 입지의 중요성에 차이가 있으며, 토지 소유 형태가 협동농장, 국영농장 등이 대부분 소유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해 온 협동단체의 소유 토지까지 통일 한국이 접수 내지 국유화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이 원칙은 북한 정권이 과거 행한 불법적 전횡적으로 토지를 국유화한 조치를 불문에 부친다는 점에서 반법치 국가적 행위의 청산이라는 점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