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연 (영평초등학교 교장)
학급경영을 하면서 폭주하는 업무로 인하여 교육적으로 배려되어야 할 많은 부분들이 간과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담임하고 있는 학급의 학생들에게 교육에 충실하지 못하게 하는 외부적인 요인이 크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교사들 둘러싸고 있는 현실적인 근무환경이다. 그렇다고 학생의 일생을 책임진 담임으로서 외부적인 환경만을 탓하고 있을 때도 아닌 것이 또한 현실이다. 요즈음 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거쳐 학교현장에 발령 받은 신규교사들에 대한 필자의 견해는 매우 긍정적이다. 어떠한 업무를 맡겨도 깔끔하게 잘 처리하는 것을 보고 우리 교육의 밝은 미래를 전망해 보곤 한다. 뒤돌아보면 교육대학교를 입학하기 위해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상위권에 들지 않으면 입학 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수 인재가 교육계에 유입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우수한 인재들이 교사로 일선학교에서 이루어내고 있는 실적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경력 5년 미만인 교사들이 수업실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일이라든가 경력 8년인 교사가 전국 발명품경진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일이라든가 셀라면 더욱 그 사례는 많다. 교육계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훌륭한 교사들에게 필자의 덧붙임 같은 제안을 한마디하고 싶다. 즉, 학생 개개인에 대한 눈높이 교육을 강조해 달라는 것이다. 필자도 교사시절에 이 방면에 많은 관심을 갖고 학생 지도를 해 왔다. 그런데 담임으로서 혹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는 없는지 반성해 보아야겠다. " 내 반에는 어디 내 놓을 학생이 없어. 심지어는 심부름을 시키려 해도 심부름시킬만한 학생이 없단 말이야"라고. 혹시 여기에 동의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학생의 눈높이에서 학생을 바라보고 그 학생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앞 호에서 언급했지만 학생들을 학생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학생에게 있는 인성 모두가 장점이다. 그 장점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장점을 골라 그 장점을 계발해 주면 그 학생은 의기양양해 질뿐만 아니라 눈높이 교육의 완성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1901년 함흥에서 태어나 1919년부터1927년까지 정칙영어학교(正則英語學校)와 도쿄고등사범학교(東京高等師範學敎)에서 지리학을 전공하여 양정고보의 지리 교사였던 김교신 선생님에 얽은 일화다. 김교신 선생님께서 담임하고 있는 학급의 학생 중에 손기정이란 학생이 있었다. 훗날에 마라톤 선수가 된 손기정이다. 1935년11월 동경 메이지신궁코스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손기정군이 참가하게 되었다. 이 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되면 다음 해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 자격이 주어지는 중요한 대회였다. 김교신 선생님은 손기정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일본 현장까지 따라가 응원하였다. 손기정 선수가 달리는 풀코스를 김교신 선생님이 자전거를 타고 뒤를 따르며 응원하였다. 손기정 선수가 반환점을 돌아선 어느 순간에 지쳐 쓰러질듯이 비틀비틀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때 뒤를 따르던 김교신 선생님은 사력을 다하여 자전거를 몰며 소리를 질려 응원하였다. "기정아! 기정아! 정신 차려라. 너 뒤에 조선이 있다. 조선이 있다"지쳐 쓰러지려던 참에 느닷없이 들려오는 담임선생의 이 외침을 들은 손기정 선수는 정신이 번쩍 들어 이를 악물고 달리고 또 달려 1등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 해의 베를린 올림픽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게 되어 영예의 금메달을 따낼 수 있게 되었다. 김교신 선생님께서는 손기정 선수의 대표적인 장점을 이미 간파하신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김교신 선생님의 이런 교육적인 속성을 학생에 대한 예지력[叡智力]이라고 말하고 싶다. 학생 개인별 그 학생의 장점은 다양하고 그 장점에 대처할 교육적인 방법도 다양하다. 의사는 의학적인 전문 기술로 환자 개개인의 병리를 규명하고 처치 방법을 찾아 치료하고 있다. 교사는 학생 개개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가장 대표적인 장점을 찾아내어 그 장점이 발현되도록 교육적인 처방을 내려 지도하게 된다면 그 학생의 장래는 밝을 것이 자명하다. 그래서 필자는 "체력이 국력"이 아니라 "교육력이 국력"이라고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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