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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분도마을의 기부천사, 김경란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8년 07월 06일
ⓒ 포천신문
포천시 자작동에 위치한 장기노인요양기관인 포천 분도마을. 이곳은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들을 모시고자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의해 2004년에 설립되었으며 현재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 40여명이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분도마을의 연혁을 보면 “1996년 은인으로부터 땅 65,124㎡를 기증받았다”고 기록돼 있다. 이번 ‘화제의 인물’의 주인공은 분도마을 연혁 속 ‘은인’, 김경란(86) 씨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ㅇㅇㅇ 차장 소개로 왔습니다.”
“어서 와요. 낚시 장비는 다 챙겨 오셨나?”
김경란 씨를 소개시켜 준 이는 김경란 씨가 이사장으로 있었던 서울의 단위 신협에 재직 중인 기자의 지기다. 김경란 씨가 워낙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성격인 탓에 친구는 취재라는 말 대신 마을 뒤 개울에서 낚시를 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터였다. 방문 목적을 솔직하게 털어놓자 김경란 씨는 손 사레를 쳤지만 거듭된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어렵사리 대화를 시작했다.

“기부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동안 잘 썼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돌려드리는 것이죠. 또 이렇게 집도 한 칸 만들어 주셨잖아요.”

김경란 씨가 분도마을 일대의 땅을 매입한 것은 1970년대 중반 남편인 장갑석(95) 씨가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후 이곳에 목장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 후 장갑석 씨는 개인 사업과 목장 일을 병행해 나갔고 김경란 씨는 각종 사회봉사활동에 힘을 기울였다.

“70년대 말쯤이었던 것 같은데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우리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시키는 봉사활동에 참여했었어요. 그 당시 입양아들을 데리고 프랑스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만큼 마음이 아프고 부끄러웠던 적이 없었죠. 왜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먼 외국으로 보내져야 하는가 하는 자책도 많이 들었고요. 사실 아이들을 데려 간다는 핑계로 관광을 다닐 생각을 가졌던 저 스스로가 더 창피하게 느껴졌죠. 훗날 그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훌륭하게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홀트 씨에게 감사한 마음도 가졌습니다.”

김경란 씨의 봉사와 기부활동은 수십 년에 걸쳐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신협 이사장 재임시절 4년간의 급여 전부를 적금해 퇴임할 때 기부금으로 내놓은 일은 신협 내에서 전설적인 미담으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내가 생활하고 살아나갈 수 있는 정도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더 큰 욕심을 부리면 안돼죠.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잖아요. 욕심이 화를 부르고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거든요. 순리를 거스르면 안돼요. 요즘 가장 아쉬운 게 사람들이 규칙대로 살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규칙은 들키지 않고 피하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야 되는 것이잖아요.”

김경란 씨는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아직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분도마을에 요양 중인 어르신들에게 오래전부터 해오던 재봉 봉사에서부터 여러 단체에서 진행하는 활동에도 가능하면 참여하려 노력 중이라고.

“어르신들이 같은 옷을 입고 계시다 보니까 빨래를 하면 자기 옷을 찾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재봉으로 명찰을 달아드리니 좋아하시길래 간단한 수선도 해가며 전부 달아드렸죠. 처음에는 일이 많았는데 다 하고 나니까 요즘은 별로 없어요. (옆에 앉은 남편을 보며) 사실 이 양반한테 봉사하기도 바쁘거든요.(웃음)”

김경란 씨가 분도마을에 기증한 땅이 처음부터 2만평에 가까운 규모는 아니었다. 분도마을 설립 계획을 듣고 목장에 있던 소들을 팔고 개인 자금을 투자해 주변 지역을 추가로 매입한 다음 기증을 진행했기에 현재 분도마을의 영역이 만들어졌다. 땅을 내어놓자 분도마을에서는 감사의 뜻으로 마을 안에 노부부가 거주할 수 있는 작은 집을 한 채 마련해주었다. 그러자 김경란 씨는 그때까지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고 분도마을로 들어왔다. 용인에 있는 40평대 아파트 값은 그대로 장학재단으로 들어갔다. 김경란 씨 부부의 마지막 재산이었다.

“이 나이까지 이렇게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사실 오래 사는 것도 미안한 일이죠. 계속 연금 타먹잖아요. 그것도 다 나랏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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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8년 07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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