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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최창근] 공구심경(恐懼心警)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1월 21일
 
ⓒ 포천신문  
恐懼心警

두려울 공 / 두려워할 구 / 마음 심 / 경계할 경
처음의 두려움보다는 끝의 안일을 경계하라

출전 : 일성록(日省錄 1752-1910까지의 조선조 궁중일기) 순조 11년 5월 9일
恐懼則其心警(공구즉기심경) 故政治修(고정치수)  安佚則其心蕩 (안일즉기심탕)  故政治弛(고정치이)
- 두려워하면 그 마음이 조심하는 까닭에 정사가 잘 다스려지고, 안일에 빠지면 그 마음이 방탕해지는 까닭에 정사가 해이해지는 것이다. 

해설 : 이 글은 1811년(순조11) 5월 9일에 부교리 정원용(鄭元容 문충공 순조 고종 초까지 청백리 영의정)이 올린 고사(故事)의 한 구절이다. 고사란 글자 그대로 옛날의 일을 말하는 것으로, 나라에 근심이 생겼을 때 임금에게 교훈이 되거나 경계가 될 만한 옛일을 글로 지어 올린 것이다. 고사의 내용은 대체로 옛 시대의 명철한 임금의 성덕(盛德)과 어진 정사, 또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만한 어리석은 군주들의 일화들이 주를 이룬다.

「당(唐)  현종(玄宗)의 개원(開元, 713-741)과 천보(天寶, 742-756) 연간에 각각 치세와 난세가 있었으나 천보 연간의 난세는 개원 연간의 치세에서 연유한 것이니,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중략……개원의 시절이 태평성대를 이루지 못했다면 안일한 마음이 싹트지 않았을 것이고, 안일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면 천보 연간의 정사는 필시 개원 때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천보 연간의 난세가 개원의 치세에서 연유한 것이라 한 것입니다.……중략……천하가 이미 편안하게 되었으면 곧 위태로워질 것을 염려하고 나라가 이미 다스려지게 되었으면 곧 어지러워질 것을 경계하니, 처음과 끝이 한결같아 덕업이 날로 높아지는 것입니다.

당나라 현종은 당나라 최고의 치세(開元之治,개원지치)를 이루었다가 집권 후기에 양귀비에게 빠져 안녹산의 난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입니다.」 위의 고사에서 정원용은 현종이 개원 연간의 치세를 이루자 그 마음이 안일에 빠진 탓에 뒤에 천보 연간의 난세가 이어졌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조선의 근심은 무엇이었기에 이와 같은 고사를 올렸던 것일까. 조선은 1809년에 기록적인 대기근을 겪은 것도 모자라 1810년부터 계속적인 가뭄이 들었다. 이에 순조는 1810년 6월 7일 1차 기우제를 올린 뒤로 1811년 5월 1일에 11차 기우제를, 5월 4일부터 12차 기우제인 오방토룡제(五方士龍祭)를 몇 차례 지냈다. 농업을 경제의 근간으로 하는 조선 사회에 암흑이 드리우기 시작하는 때인 것이다.

그렇다면 정원용은 이 고사를 빌려 순조에게 어떤 충고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순조는 즉위 초(1800) 전대(前代) 정조(正祖)의 노력과 거듭된 풍년에 힘입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한 태평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대기근과 가뭄을 차례로 겪게 되었던 것이다. 흉년이 들면 왕은 정사에 더욱 마음을 기울여 앞 시대의 안정을 잊고 곧 다가올 국가의 환난에 대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원용은 앞 시대의 치세는 잊고 지금 닥친 환난을 극복하기 위해 더 조심스럽게 정사에 임하라는 뜻으로 경계를 올린 것이다.

순조가 이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아서였을까 이해 12월에 홍경래(洪景來)의 난이 일어나게 된다. 정원용이 순조에게 들려준 옛이야기는 우리에게는 더 먼 옛날의 이야기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도 유효한 경계일 것이다. 시경(詩經)에 「처음이 있지 않은 사람은 없으나 그 끝을 잘 맺는 사람은 드물다(靡不有初 鮮克有終(미불유초 선극유종).」라고 하였다. 갈무리를 잘 하지 못하면 초기의 각오와 성과는 말기의 실패를 가져온다. 시작의 두려움보다는 끝의 안일을 경계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해 본다.

참고하거나 인용한 자료: 『일성록(日省錄)』국역본.

최창근 / 포천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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