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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윤숭재] 포천시 시내버스 노선조정에 즈음하여


포천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10월 26일
 
ⓒ 포천신문 
흔히 말하기를 ‘시내버스는 시민의 발’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버스는 사회생활을 영위해 나감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일상이 되었기에 전철이 없는 포천에서는 택시와 더불어 삶의 애환이 녹아있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는 지난 여름 매스컴을 통해 도로를 달리던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소식을 자주 접하면서 안전운행에 대한 경각심 고취 및 열악한 버스기사의 근무여건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기사분들이 새벽 5시부터 운전석에 앉아 늦게는 자정까지 하루 15시간 이상을 운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기대하기에는 우리의 욕심이 컷다는 것을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차원에서 시내버스의 안전사고 예방과 운수종사자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한 바 있다. 이번 개정사항의 주요 골자를 살펴보자면, 1회 운행 후 10분, 2시간 운행 후에 15분, 4시간 이상 운행시 30분 이상 반드시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1일 운행을 마치고 8시간이 경과하여야 만 다음 운행을 할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되었고, 이를 위반 시 버스업체는 물론 운전자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처벌규정도 강화되었다.

아울러 현재 근로기준법 상 운수업 종사자를 포함한 26개 업종은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지정되어 주 40시간 근로의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노사합의에 의해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을 개정해 1일 및 주간 근로시간에 제약을 두겠다는 입법발의도 된 상태로 최종적으로 국회의 결정에 따라 운수업계는 물론 운수종사자의 희비가 엇갈리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는 목소리는 그리 좋은 소식만 들리는 것이 아니다. 포천시에는 현재 3개의 운수업체에서 214대의 차량이 68개 노선을 운행중에 있으며, 차량 1대당 약 1.6명의 운전기사가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운전기사의 경우 포천에 거주하는 비율이 50%에도 못미쳐 인근 서울 등지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열악한 근무조건과 낮은 보수체계로 인해 버스기사의 이직률은 타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아 항상 버스업계는 인력난에 허덕이며 차량 뒷 유리창에 승무사원 모집이란 구인 안내문이 떼어지는 날이 없을 정도이다.
심지어 A운수업체의 경우 심각한 재정난속에 지난 두 달여 동안 30여명에 이르는 운전기사분이 이직을 함으로써 차량운행에 차질이 생기고 일부 노선의 경우 감축운행으로 인해 이용자 입장에서는 버스가 오지 않는다는 불편을 느낄 정도였다면 이는 곧 앞으로 우리가 처해야 할 앞날을 미리 경험한 사례가 아닐까?

그렇다면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을 책임지고 있는 포천시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서울시보다 1.4배나 넓은 광활한 면적이지만 인구는 15만명을 조금 상회하고 있는 포천시 또한 가구당 자가용 보급이 1.5대를 상회한 마이카 시대에 돌입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시내버스 이용자는 학생 및 노약자 등 교통약자에 치우칠 수 밖에 없고 이용자 또한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포천시 전역을 운행하고 있는 68개 노선 중 50%에 육박하는 30개 노선버스는 운행에 따른 적자분을 경기도와 시에서 일정부분 보전해 주고 있는 공영버스 및 벽지노선 버스가 도입되었기에 운행이 가능한 상황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녹색바탕의 중․소형 시내버스 2대 중 1대는 정부보전을 받아 운행하는 적자노선이라 생각하면 되며, 운행에 따른 지원예산도 연간 18억원 이상의 혈세가 지원되고 있다.

또한, 지역여건 상 버스운행이 불가능한 지역이나 이용자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시내버스 운행이 비효율적인 지역을 대상으로 시내버스 요금만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따복사랑택시를 확대하여 현재 14개 마을에서 운행중에 있으며,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감으로써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이용시민은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지속적으로 다져 나가고자 한다.

포천시 대중교통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 입장에서 필자 또한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출․퇴근하고 있다. 예전까지는 승용차를 이용하였지만 교통업무를 담당한 이후부터는 시민의 불편을 몸소 체험하고 버스이용의 불편함을 개선하면서 현장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하는 일념에서 비롯되었다.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다양한 시민의 불만사항을 접하게 된다. 제때 버스가 오지 않거나 정차하지 않고 무단통과하는 사례, 기사분의 난폭운전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등의 신고전화를 받다 보면 분명 운수업계가 개선되어야 할 점이 상당부분 있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운전기사의 항변 또한 일정부분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교통상황 여건에 따라 운행시간이 지연된다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손님은 이어폰을 꽂고 고개 숙여 휴대폰에 몰두하다 보니 버스가 오는 상황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며, 때론 배차시간에 쫓겨 식사도 거르면서까지 운행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 또한 우리가 간과해 온 그들만의 고충이었으리라.

그 날도 여느 때와 같이 출근버스에 올라 맨 뒷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자작동 정류장에서 하차하려는 승객분이 정차벨을 눌렀지만 기사분은 깜빡한 듯 정류장을 지나치고 있었다. “아저씨 내려주세요”라고 외치자 기사분께서 “죄송합니다”라고 정중히 사과의 말씀을 전하셨다. 평소 보아왔던 모습이라면 아무런 대답없이 승객을 내려주었기에 승객 또한 투덜거리며 서로에게 언짢은 상처를 남겼겠지만, 기사분의 “죄송합니다”한마디에 승객분도 “감사합니다”로 화답하는 기분 좋은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렇다. 우리 누구도 크고 작은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의 실수를 인정하고 나로 인해 피해를 본 상대에게 양해의 말 한 마디 건넨다면 받아주지 않을 시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시내버스라는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운수업계와 이용시민이 서로를 존중하며 한번 더 생각하고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좀 더 기울여 나간다면 상생의 길은 열려 있을 것이다.

오는 11월 1일을 기해 포천시에서는 대폭적인 시내버스 노선변경을 실시하게 되었다. 8개 노선을 신설하고 13개 노선은 폐지하였으며, 23개 노선은 노선을 변경하거나 운행횟수 조정을 통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운수업계 또한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기 위한 일련의 과정인 것이다.

그 어떤 선진국보다도 앞서 운영되고 있는 환승시스템을 통해 포천과 의정부 등 인접지역을 운행하는 간선버스를 이용하되, 시 외곽지역을 연결하는 지선버스는 운행구간 단축을 통한 운행횟수는 늘려 나감으로써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였다. 아울러 학생의 등․하교 시간대에 운행시간을 집중하고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이용편의를 도모하려는 책임의식을 갖고 지난 3개월여간 준비를 했다.

비록 상황에 따라 한두 명의 시민은 지금보다 이용하기에 더 불편을 느낄 수 있겠지만, 이번 노선조정으로 16만 시민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을 조금은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윤숭재 / 포천시 교통행정팀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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