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죽의 소중함

논과 밭 어디를 가도 사정없이 타들어 가는 대지의 풀썩이는 먼지에 익숙해 진지 오래고, 우리군도 예외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년 6월 1일까지 강우량이 평년의 259.5mm에 1/3정도인 99.4mm이고, 영농에 가장 중요한 4월과 5월의 강우량은 평년 175.6mm 1/7 수준인 22.5mm입니다.
이런 사정은 전국적으로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금년 3월부터 5월까지 우리나라 강수량이 최저 24.9mm(충주)에서 377.6mm(서귀포)까지 평년 강수량의 12∼74% 수준이라고 합니다. 서울의 경우 1965년 이후 최저이고, 북한은 우리보다 더욱 심해서 평년 강수량의 7%(남포)에서 34%(양덕)이라고 합니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중국내륙지방에서 다가오는 건조한 성질의 이동성 고기압 영향을 자주 받아 맑고 건조한 날이 많고 이로 말미암아 남쪽으로부터 수증기가 유입되지 못하게 되는 가운데 동아시아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세력이 약해져서 비가 내리지 못하고 이러한 이유로 몇주째 계속되는 아침저녁의 선선한 기온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합니다.
중앙관상대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이상기후라고 하면 최근 30년동안 관측한 날씨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발생하는 기후 현상을 뜻한다고 볼 때, 공식적인 발표는 없습니다만 1965년 이후에는 가장 강수량이 적다는 지금의 가뭄현상을 기상이변의 범주에 넣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군은 조상님의 인덕이나 심성이 밝고 고운 때문에 받은 복이든 또는 지형적인 영향이든 아직까지는 혹독한 가뭄이나 낙동강 유역의 범람과 같은 홍수를 겪은 경험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군도 점차 예외지역에서 벗어나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겪었거나 대처하던 방식으로는 앞으로 다가올 재난에 대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군의 지하에는 자갈과 모래로 되어있는 곳이 많아 물이 충분하게 담긴 대수층을 형성하고 있어서 비교적 지하수가 충분합니다.물이 풍부한 대수층도 지상에거 공급되는 물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고 미네날이 풍부한 지하수를 많이 이용하다보면 지역 지하수위가 낮아지고 영농에 사용할 물도 점차 감소하게 됩니다.
더구나 국민 총생산액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근방을 맴돌면서 대현 저수지를 만드는 일은 거의 찾아볼수 없을 뿐 아니라 전기모터와 관정개발이 일반화 되자 정박 물을 담아두는 방죽마저도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물을 가두어 두는 가장 기본적인 시설을 모두 없애고 너도나도 손쉬운 지하수에 의존하는 것은 당장의 이익이나 편리함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재난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더구나 가장 기본에 속하는 물을 비축할 수 있는 시설은 뒤로 한채 당장 편안한 정책만 편다면 우리의 농업은 물론이고 100년 대계를 한다는 국가정책 또한 방향을 잘 못잡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물 공급량은 한해에 9천km3이고 인간이 실제쓰는 양은 4천3백km3니까 아직도 두배의 여유는 있습니다. 그러나 99년 10월에 전세계인구가 60억을 넘었고 2050년에는 1백억명에 달한다고 볼 때 게산상으로도 50년후 많은 국가가 향후 20-30년후부터 물 부족현상을 겪게 될것이 확실합니다.
이제부터라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하여 건설해본지도 수십년이 넘는 저수지를 새로 더 많이 만드는 일부터 효율적인 지하수 이용과 개발 그리고 깨끗한 하천을 만드는 일까지 기본에 충실한 백년대계를 적극 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