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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시의회 업무추진비, 견제 장치가 시급하다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20일
 
ⓒ 포천신문  
포천시의회가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업무추진비는 지방의원들이 급여 형식으로 매달 받는 월정수당 및 의정활동비와는 별개로 원활한 의정운영과 연구활동 등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비용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판공비와 같은 개념이다.

문제는 이런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이 회식비용이라는 명목 하에 시의회 의장단의 ‘밥값’으로 사용됐는데 그 명목조차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안과 관련해 한 지방일간지는 “4월 7일과 14일 의정 현안 간담회에 따른 밥값으로 22만2000원을 썼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간담회는 하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사안의 심각성이 대두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사하고 견제할 감사 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집행부인 시청 감사담당관실은 물론 상급기관인 도청 감사관실에서도 시의원에 대한 감사 권한이 없다. 견제장치가 아예 없는 셈이다.

포천시의회가 6월 8일부터 16일까지 2020년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시민들의 제보를 받겠다고 하자 시의회 의장단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해 감사를 진행해 달라는 시민 제보가 시의회로 들어갔다. 아이러니하면서도 뼈아픈 현실이다. 임종훈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의회사무과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았지만 결국 ‘불채택’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애초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의회사무과를 집행부 소속으로 해석하기도 힘들거니와 감사를 진행할 안건을 채택하는 것도 시의원들의 권한이다. 7명의 의원 중 3명이 업무추진비 사용자들이며 안건 채택은 시의원들의 다수결로 결정된다.

또한 의회사무과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것도 그리 적절하지는 않아 보인다.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해당의원들이 작성해 사무과로 전달한 것이며 사무과 직원들은 이를 관리하고 보관했을 뿐이다. 실질적으로 감사를 진행해야 할 업무추진비에 대한 내용을 알 수도 없고 그에 대한 책임도 없다. 의회사무과 감사를 통해 밝힐 수 있는 것은 업무추진비의 명목으로 활용된 ‘회식’의 진위 여부 정도지만 이 부분 또한 시의원들의 업무를 보좌하는 이들의 입장에서 명확한 진실을 공개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의회는 시 예산을 심의하고 시정을 감시하는 시민의 대의 기관이다. 시민의 혈세를 제대로 사용하도록 하고 시 행정의 잘못된 부분과 비리를 감사하는 것이 의회의 주된 업무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공정성과 투명성이야말로 의회가 존재하는 기본 조건인 셈이다. 신뢰받지 못하는 의회가 집행부를 감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닌가.

시의회 업무추진비라는 혈세가 법과 제도가 규정한 취지대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나 견제 기관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부분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시의회 의장단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는 지적할 가치도 없는 사안이다. 앞서 말했듯 공정성과 투명성을 잃은 시의원들은 이미 자신의 존재 가치가 없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깨닫길 바란다.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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