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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정영옥] 환자 혁명

생·활·구·분 - 건강 주권을 다시 생각하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24일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아프지 않고 오래 살고 싶어서 책을 펼친다. 조한경의 『환자혁명』 첫 페이지를 열었다. 그런데 ‘환자’와 ‘혁명’이라는 단어 사이에 놓인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약과 병원에 의존하던 건강 주권을 회복하라.” 이 문장에서 유독 ‘회복’이라는 단어가 마음을 건드렸다. 

무엇을 잃어버렸기에 우리는 회복해야 하는 것일까. 독일에서 공부한 허 대표가 물 이야기를 하며 친구들에게 미네랄이 들어간 물을 마시라고 권했다는 이야기도 떠올랐다. 건강은 병원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과 먹는 음식, 움직임과 생활 속에서도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그러다 문득 포천청년센터 1층 로컬샐러드카페가 생각났다. 포천청년창업 1호 그 탄생의 비밀에도 ‘식약동원(食藥同源)’이 있었다. 먹는 것이 곧 약이 될 수 있다는 오래된 지혜다. 책장을 넘기면서 『총·균·쇠』도 떠올랐다. 총, 균, 쇠는 인류 문명의 방향을 바꾸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거창한 답보다 포천의 아주 소박한 밥상에서 그 답을 찾아보고 싶다. 콩콩밥밥. 함께 밥을 먹고, 나누고, 움직이고, 다시 사람을 만나는 일상이다. 그런 시간을 보내던 중 『환자혁명』을 만났으니 이 책이 유난히 달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사업가들이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사업도 결국 사람의 삶과 떨어져 있지 않다.

병원도, 약도, 음식도, 사업도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제1장 ‘현대의학의 참담한 성적표’를 읽으면서는 의료산업과 권력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총·균·쇠』에서 문명을 움직였던 거대한 힘을 생각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제약회사와 의료산업이라는 거대한 구조를 바라보게 됐다. 그리고 당뇨병에 대한 나의 생각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포천신문에 써보고 싶은 단어가 떠올랐다. 생·활·구·분. 나는 이 말을 이렇게 풀어본다. 생각과 활동을 구분하고, 생활의 구역을 다시 바라보는 것. 병이 생긴 뒤 건강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삶이 병을 예방하는 생활이 될 수는 없을까. 먹는 것과 움직이는 것, 일하는 것과 쉬는 것, 혼자 사는 것과 함께 사는 것을 따로 떼어놓지 않는다면 어떨까.

‘건강 주권을 회복한다’는 말은 어쩌면 거창한 혁명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 무엇을 먹을 것인지 선택하는 것. 물을 어떻게 마실 것인지 생각하는 것. 누구와 밥을 먹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 그리고 내 건강을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 나는 지금 포천에서 그 작은 혁명의 가능성을 생각한다.

앞으로 『환자혁명』을 끝까지 읽어보려 한다.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했을 때 내 생각은 어디까지 이동해 있을까. 그리고 그 변화가 대한민국 어디에서 시작될 수 있을까. 나는 다시 포천을 생각한다. 가평을 달리는 대표님의 하루가 떠오르고, 조 대표님의 맑은 얼굴도 떠오른다. 사람이 사람에게 건네는 건강한 말 한마디, 함께 먹는 한 끼, 사업가의 나눔,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다시 이어지는 생활.

어쩌면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혁명’의 다른 얼굴인지도 모르겠다. 거대한 구호보다 작은 밥상에서 시작되는 혁명. 식약동원에서 시작해 생·활·구·분으로 이어지고, 다시 공동체의 삶으로 돌아오는 것. 나는 그 길을 포천에서 한번 걸어보고 싶다.

그리고 포천에서 시작된 한글의 작은 울림이 말초신경처럼 멀리 퍼져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타운에까지 닿기를 바라며,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천천히 읽어보려 한다. 건강은 병원에서만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다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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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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