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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동규] 송구영신(送舊迎新)에 사자성어(四字成語) 이야기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12월 22일
 
< 박동규 / 전 영북고 교장, 현 포천노인지회 영북 7리 경로당 회원 >
 
25년 전부터 매년 연말에 대학 교수들이 고사성어(故事成語)를 선정 발표하고 있다. 저물어가는 그 해에 대한 아쉬움과 밝아오는 새해에 대한 의욕적인 바램을 사자성어(四字成語)를 표기하여 흥미롭게 생활에 인용되고 있다.

이 고사성어는 주로 중국의 사서삼경(四書三經) 등을 참고하여 지난해를 둘러보고 한해를 예견(豫見) 전망하여 고사(故事)에 연유(緣由)된 것을 선정하는 것이다. 긴 한문 문장을 축약(縮約)해서 구성하기도 하고, 대체로 4자로 조어(造語)되고 있기 때문에 흔히 사자성어라고 한다. 근간에는 많은 관심을 끌고 흥미롭게 바라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고사성어는 선인(先人)들의 압축된 삶을 엿볼 수 있고 후손(後孫)들이 읽음으로써 생활에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고 생활의 지침서(指針書)가 되기도 한다.

금년은 ‘변동불거(變動不居)’로 발표했는데 이는 ‘세상의 만물과 질서가 잠시도 멈추지 않는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 는 의미이다. 출전(出典)은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나오는 구절에 유래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비상계엄 선포에 이은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정권 교체 등 예측 불가하고, 격동적(激動的)으로 변화한 한국 사회의 모습을 가장 잘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한국 사회의 모습으로 오늘 날 고령사회에서의 노인에 대한 인식의 고정관념(固定觀念)으로 무능력(無能力)하고 무기력(無氣力)하다는 고정관념 하에 노인은 별 볼일 없고 퇴물시(退物視)하는 풍조가 팽배(澎湃)한 사실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필자는 노인으로 오늘의 노인 푸대접이 안타깝기가 이를 데 없다. 그래서 고령화 사회에 다음과 같은 사자성어를 강조해 본다.

‘노마지지(老馬之智)’는 ‘경험을 쌓은 사람이 갖춘 지혜’ 라는 의미인데 늙은 말의 지혜, 하찮은 사람이라도 자기 나름대로 장점과 특기가 있음을 뜻한다. 함께 쓰이는 성어로 ‘노마식도(老馬識途)’가 있다. ‘늙은 말이 갈 길을 앎’으로 노인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것이며 참여와 배려(配慮)가 있어야 하겠다.

한비자(韓非子) 설림편(說林篇)에서 유래했는데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이 총명한 관중과 함께 조죽국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혹한(酷寒)에 길을 잃어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서 헤매는데, 이 때 관중이 늙은 말의 지혜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니 즉 ‘노마지지(老馬之智可用也)’를 제안해서 늙은 말을 앞세우니 늙은 말은 길을 찾아서 무사히 돌아왔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각 사회 영역에서 노인들의 참여를 요청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속뜻이 내재(內在)해 있다고 하겠다.

‘효빈잡기(效嚬雜記)’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늙은 쥐의 지혜의 이야기로 그릇에 담아 놓은 곡식 그릇의 뚜껑을 열지 못해 곡식을 훔쳐 먹지 못 하여 애를 태우고 있을 때, 늙은 쥐는 상황을 살핀 뒤 그릇의 밑 한 쪽 모서리를 파서 그릇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뚜껑이 열려 먹이를 쉽게 구했다는 이야기로 늙은이의 경험과 경륜(經綸)이 젊은이들에게 본보기나 도움을 준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해를 넘기면서 주위의 교직 동료나 친지나 친구가 병마(病魔)에 쫓기고, 유명(幽冥)을 달리한 사람이 여럿이니 ‘호사토읍(狐死兎泣)’을 금년도 사자성어로 생각하게 되었다. ‘여우가 죽으니 토끼가 운다.’ 는 뜻으로 친구의 불행을 슬퍼함을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으로 택하게 되는데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고무친(四顧無親)은 사방 둘러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말로 의지할 만한 곳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고(顧)는 돌보다 · 돌아보다 이고, 친(親)은 친척을 나타낸 한자다. 오늘날 독거노인(獨居老人)을 비롯하여 우리 주위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외롭고 쓸쓸히 살아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매우 안타까워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을 느끼게 된다.
 
환과고독(鰥寡孤獨)는 환(鰥)은 홀아비, 과(寡)는 과부(寡婦), 고(孤)는 고아(孤兒), 독(獨)은 무자식(無子息)으로 홀로 사는 사람 등 외로운 사람들을 묶어서 이르는 말이다. 국가는 이들에 대한 생계(生計)나 복지(福祉)에 더 많이 신경을 써 둘러봐야 한다.
 
사고무탁(四顧無托) · 무의무탁 (無依無托) ·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의탁해야 할 노인이 우리 주위에서 많이 있어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국가 · 지자체는 다른 정책에 우선해서 노인대책(老人對策) · 노인복지(老人福祉)를 더 확대해야 한다.
 
근간에 요양시설(療養施設)이 확충되면서 서비스의 질(質)이 떨어지면서 노인학대(老人虐待) 현상이 심심찮게 보도되어 안타깝기가 이를 데 없다. 오늘날 노인의 자살자가 다른 연령층보다 많을 뿐 아니라 그 원인이 질병(疾病) · 고독(孤獨) · 빈곤(貧困) · 무력(無力) · 실의(失意)로 다섯 가지 고통 순으로 자살한다는 사실을 그저 간과(看過)해서는 안 된다.
 
종전에는 노인들에게 동란하량(冬暖夏涼)과 난의포식(暖衣飽食)이 최상의 노후생활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보다 좀 더 질 좋은 삶으로 이어져가게 하는 노인복지를 더 확대해야 한다. 난(暖)은 따뜻하다, 량(凉)은 서늘하다, 포(飽)는 배부르다. 의 한자들이다.
 
노령기(老齡期)에 필자가 생활 준칙이라고 제시해 보면 동병상련(同病相憐)으로 같이 앓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김, 상호상찬(相互賞讚)으로 서로가 칭찬함, 수원수구(誰怨誰咎)는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겠나, 근린분시(近隣分施)은 이웃 간에 나누고 베품, 건강정려(健康精勵)는 건강에 힘씀, 품위당당(品位堂堂)은 어른으로서 품위를 당당히 함, 의례간소(儀禮簡素) 혼례 장례 제례 등을 간소히 함, 상문숭조(尙門崇祖)는 가문을 숭상하고 조상을 숭배함, 형우제공(兄友弟恭)은 형제간이 우애롭게 지냄, 질타절금(叱咤切禁)은 일상에서 상호간 꾸지람 없는 생활 등을 일러주고 싶다.

오늘날 평균수명(平均壽命)이 연장되고 결손가정(缺損家庭)의 확산으로 환과고독(鰥寡孤獨)의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흔히들 백세시대(百歲時代)라고 하여, 백세를 살고 싶은 것은 인간본능(人間本能) 가운데 가장 큰 욕구욕망(慾求慾望)이다.
 
근간에 ‘백세인생(百歲人生)’의 노래를 노령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래, 오래 살기를 염원(念願)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힘껏 즐겨 부르고, ‘내 나이가 어때’ 도 음정박자(音程拍子)와는 상관하지 않고 목청껏 애창(愛唱)하게 되는 것은 인간본능 가운데 장수욕구(長壽慾求)의 발로(發露)가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자식들과 젊은이들에게는 ‘임연선어(臨淵羨魚)’의 성어를 선정하고 일러주고 싶다. ‘임연선어 불여퇴이결망 (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으로 문장 앞 4자를 사자성어로 했는데 즉 ‘하천에 가서 고기를 부러워하는 것이 물러나서 그물을 만드는 것만 못하다.’ 하여 부러운 일이 있으면 준비하고 준비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곧 바로 시작하라고 일러준다.

노력하지 않거나 덜하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허욕과 꿈을 가지고 있거나, 연목구어(緣木求魚)·산상구어(山上求魚)’처럼 부질없는 욕망을 품는 경우도 있는데 과정을 무시하거나 노력하지 않고 바라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일깨워주는 잠언(箴言)이기에 사자성어로 선정해 본다.

送舊迎新有感
歡迎丙午吉祥年 병오년 길상 년을 마지 하게 되었으니
乙巳多難勝佑天 다난의 을사년을 천우로서 이겨냈었네.
老弱可憐勤保健 노약했으니 가련하여서 보건에 힘쓰며
齡加且愧活無愆 나이먹어 부끄러워 허물없이 살아가리.
不遐臘享消氷結 불원 간에 납형이 와서 빙결이 녹겠고
漸退寒波解土堅 한파가 점퇴 하여 토견이 풀리겠구나.
時運明陽亨萬事 시운이 명양하니 만사가 형통 하리오
今當歲換祝周全 세환이 금당하여 두루 안전을 비나니.

< 박동규 / 전 영북고 교장, 현 포천노인지회 영북 7리 경로당 회원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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