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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신문 |
| 나이 드신 할머니 한 분
허름한 단독주택에 혼자 사신다
빨강 색 하얀 색 깃발은
살아 있음인지 염력인지
바람에 흔들거린다.
양쪽 귀에 성능 좋다는 보청기를 끼고
또래 할머니와 말을
그것도 큰 소리로 소통 한다
텃밭에 일구는 채소들이 점괘를
점지하는 듯
오지랖은 넓어서 동네 사람들에게
오이 고추 나눠 준다
산등성에 하얀 이불 호청이
연두색으로 갈아 입는 날
누구 하나 청하러 오지 않았다.
마당 한복판에 자리한 누렁이 집
영험한 효과라도 본 듯
요령 흔들 듯 꼬리를 흔들며 짖는다
누렁이 언제 새끼 배요
뭐 땜시 물어 봐
거시기 할 때 하면 하겠지
제발 염병 떨지 말고
누렁이 시집 보낼 거나 알아 봐
누렁이 혀 길게 늘어진 날
할머니는 낡아 헐거워진
긴 호스 힘겹게 끌고 다니며
온 동네 물을 뿌린다
걸쭉한 입담은 기운이 깃들어서
말에 힘이 있다.
지랄들 하지 말고
볼 일들이나 봐
장진천 /한국문인협회회원, 경기문학인협회회원, 수원문인협회회원, 포천문인협회 회원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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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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