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8일 제3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최정지 변호사(30, 법무법인 청와)는 이제 막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 변호사지만, 나이 서른의 이력과 스펙을 보면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포천에서 태어나 포천초, 포천여중, 안산 동산고를 나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계 다국적회사인 존슨앤존슨에서 근무하다 다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올해 처음으로 도전한 변호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재원이다. 최 변호사는 포천 소흘읍 숲속나라어린이집 강시후 원장의 셋째 딸이자 최정현 웅변협회 포천시지부장의 동생이기도 하다.
포천에서 초.중학교 다닐 때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일찌감치 두각을 보인 최 변호사는 대학에 진학해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04년 총선기간에 대학생 NGO ‘Univoters’에서 활동한 그는 선거연령 인하를 요구하며 호소문을 낭독하고, 국회의원 초청 토론에 패널로 참여하기도 했다. 결국 ‘민법상 성년 연령과의 불일치’로 정치권이 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거연령을 만 19세 이상으로 낮추는 법제수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촉발된 문제가 법을 근거로 법적 틀 안에서 해결되는 것을 몸소 체험하면서 법의 부재 하에서는 사회 변화를 일궈내기 어렵다는 믿음을 품게 됐습니다. 그래서 법학을 부전공하기 시작했고 법의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문제해결 방식에 매료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다시 심도 있게 법을 공부해 보고 싶다는 열망은 커져만 갔고, 결국 다시 공부해 이렇게 변호사가 됐습니다.”
이화여대 로스쿨에 들어가서는 총학생회장을 역임하는가 하면 창단된 로스쿨 축구대표팀의 초대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리더십과 추진력을 인정 받았다. 이외에도 국가인권위 및 법제처 실무 수습, 난민인권센터 자원활동 및 행정소송 통역, 중남미 전역 6개월간 단독 여행, 미 국영방송국 인턴기자, 한국-인도 정부간 청소년교류 대표 단장, 세계지식포럼 명사(피터 드러커 등) 수행 및 통역, EBS 국제다큐영화제 감독과의 대화 행사 통역, 이화여대 법여성학회 학회장, 서울정치학도연합 총무 등 활발한 활동으로 경험을 쌓았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로펌에서는 주로 민사나 행정 사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평소 공부할 때도 민법과 행정법에 애정이 많았던지라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최 변호사는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라는 말을 자주 되새긴다고 한다. 의뢰인의 마음과 상황을 가슴 깊이 이해하되, 서면을 쓰거나 변론을 할 때에는 제3자가 보더라도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탄탄하게 구성하는 변호사가 훌륭한 변호사라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
정외과를 졸업한 로스쿨 학생회장 출신 변호사인만큼 향후 정계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나 아렌트라는 정치철학자를 좋아해서 정치학을 전공했습니다. 로스쿨 학생회장은 자칫 공부만 하느라 놓칠 수 있는 ‘로스쿨 생활’의 재미를 다 같이 만들어 나눠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하게 됐죠.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살고자 합니다. 딱히 정계진출을 마음에 둔 적은 없습니다.”
최 변호사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 프리 토킹이 가능하다. 학부 시절부터 국제적 분쟁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현재 로펌에서도 영문으로 된 계약서 검토를 하거나, 통번역을 할 기회들이 많아 “변호사로서 외국어를 활용해 더 폭넓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보람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최 변호사는 “앞으로도 국경을 넘나들며 사건을 해결하는 국제적인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최 변호사는 지금도 주말이면 어머니가 운영하는 숲속나라어린이집을 찾고 있으며 가족들과 지내고 있어 스스로를 포천시민이라고 말한다. 포천교육지원청은 조만간 최 변호사를 자문변호사로 위촉할 예정. 지역주민들은 유망한 포천 출신 변호사인 그에게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을 듯 싶다.
“포천에 있는 가족, 친구, 저를 아는 모든 분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