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2일은 제4회 아동성폭력추방의 날이었습니다. 아동 성폭력 추방의 날 행사는 용산 아동 성폭력사건(2006년 2월) 1주기를 계기로 2007년 2월22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성폭력 범죄는 한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잔인한 범죄입니다. 특히 아동에 대한 성범죄는 힘없고 순진한 아이들을 상대로 그 영혼을 짓밟고 인생을 빼앗는 비열한 범죄입니다.
1991년 김부남 사건, 1992년 김보은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기억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살인까지 하게 된 사건입니다. 그 후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되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많은 지원시스템이 갖춰져오고 있습니다만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서 상황은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습니다. 2007년 12월 안양 초등학생 사망사건, 2008년 4월 대구 초등학생 집단 성폭력사건, 그리고 지난해 조두순사건(나영이 사건)까지.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사건은 지난 2004년 721건, 2005년 738건, 2006년 980건, 2007년 1081건이 발생해 해마다 10% 이상씩 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아동성폭력 발생사건은 1220건에 달했습니다. 하루 평균 3.3건의 아동성폭력이 자행되고 있는 셈이지요. 아동성폭력사건 신고율이 6~7%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의 아동성폭력사건은 2만 여건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아동성폭력사건의 특징은 통계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가해자가 아는 사람인 경우가 60%~80%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족이나 친인척에 의한 피해가 가장 많고 동급생 및 선후배사이에서도 많이 일어납니다.
아동기에 당했던 성폭력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어느 여성분이 16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때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뒤따라 들어온 낯선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한 기억 때문에 아직도 힘들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 남자의 얼굴과 담배냄새까지도 생생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댓글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5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그 내용들은 거의 아동기 때 당한 성추행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 기억 때문에 남자친구의 스킨쉽에도 움찔한다는 여성, 독신주의자 친구가 알고 보니 어린 시절 자신보다 더 심한 친족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결혼은 했지만 무서운 세상에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여성! 그녀들에겐 그 사건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일련의 강력사건들로 성폭력 범죄자에 대해 전자발찌착용, 성범죄자 인터넷 열람제도가 생기고, 아동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도 성인이 될 때까지 연장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동 성폭력에 대한 처벌은 미흡한 경우가 많고 따라서 재범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동의 안전은 어떠한 사회적 가치보다 우선하여 지켜야 할 우리사회의 의무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고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가도록 하는 일은 우리 어른들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