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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 32] 제례(祭禮)와 주다(酒茶)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하고 술을 마시는 민족은 망한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10월 11일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하고 술을 마시는 민족은 망한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의 말이다. 차와 술이 지니고 있는 속성(屬性)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차를 마시는 자리에선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정신"을 가다듬는다. 반면 술자리에선 "옷매무새"가 흐트러지고 "마음"도 흐트러진다. 술과 차가 지니고 있는 "속성"이 이러한 차이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옷매무새가 단정한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과의 "게임(game)"은 애초부터 안 되는 것이다.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사람이 단정한 사람을 이길 수 있는가? 그건 도저히 안 되는 것이다. 옷깃이 흐트러지고 정신이 혼미한 사람이 말짱한 사람을 어떻게 이기겠는가? 이길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하고 술을 마시는 민족은 망한다" 는 교훈(敎訓)을 우리에게 준 것이다.


추석(秋夕)이나 새해맞이 같은 큰 명절이 돌아오면 우리는 조상님께 차례(茶禮)를 올린다. 한 해를 돌봐주신 은혜(恩惠)에 감사하고 풍성한 수확(收穫)을 거두어들이게 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차례상에는 의례 술이 오른다. 그리고 제주(祭酒)로 막걸리를 가장 많이 쓴다.  그런데 이 같은 의식(儀式)을 우리는 "주례"라 하지 않고 "차례"라고 한다. 왜 그럴까? 술을 올리니 마땅히 "주례"라고 해야 할 텐데 주례라 하지 않고 "차례"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적으로 제례의식(祭禮儀式)에서 "차(茶)"를 올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헌다(獻茶)"라는 말도 있는 것이고 "철굉봉다(撤羹奉茶)"라는 말도 있는 것이다. 철굉봉다란 국을 물리고 차를 올린다는 말이다. 원래는 이처럼 모든 제례(祭禮)에 차(茶)를 올렸었다. 그러던 것이 시대의 흐름에 따른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술로 대체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한재(寒齋) 이목(李穆) 선생의 후손들은 "철굉봉다"의 의식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차(茶)"는 여러 가지로 우리에게 이로움을 준다. 정신을 맑게 하고 피를 맑게 하고 기(氣)를 맑게 한다.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차"가 모든 병을 다스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차"를 가리켜 만병지약(萬病之藥)이라고 했다. 특히 현대의학에서 밝히고 있는 카테킨(cathechin)이라는 성분은 암을 다스리는 것으로 알려져 요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차"가 우리에게 주는 약리작용(藥理作用)은 한 둘이 아니다. 이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에서 말한 대로 "정신"과 "피"와"기"를 맑게 해준다는 것이다.


심기혈정신(心氣血精神)이란 말이 있다. "마음"이 가는 곳에 기가 가고 "기"가 가는 곳에 피가 흐르며 "피"가 흘러야 정이 뭉치고 "정"이 뭉쳐야 "신"이 열린다는 뜻이다. 우선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 조상(祖上)을 받들어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조상"이 있어 내가 있고 "조상의 음덕(陰德)"이 있어 오늘의 내가 존재(存在)하는 것이다."나의 노력(努力)"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나의 노력이 있기에 앞서 나를 있게 한 "앞선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 앞선 노력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인연(因緣)"이라고도 하고 "응보(應報)"라고도 하는 것이다. 인과응보(因果應報)란 말은 그래서 소중한 것이다.


"차"의 약리작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신작용(精神作用)이다. 우리 선조들은 "차"를 마시면서 약리작용만 생각한 것이 아니다. 정신작용도 생각했다. "차"가 지니고 있는 특성(特性)과 그 성품(性稟)에 의미(意味)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혼사(婚事)가 있을 때 차나무처럼 그 집에 가서 깊숙이 뿌리를 내리라는 뜻으로 봉다(奉茶)를 하고 지조(志操)를 지킨다는 뜻으로 헌다(獻茶)를 한 것이다. 차례(茶禮)에 차를 올려야 하는 이유이다. 그 뜻을 오늘에 되살려야 하는 이유이다. 알아듣기 바란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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