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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위 칼럼] 동맹이 동맹다워야 동맹이지요


포천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10월 27일
 
ⓒ 포천신문 
“미국국민은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자가 아니라 정의의 편에서 싸워 온 국민이라고 각계각층의 미국인들은 4반세기 동안이나 장담해 왔다. 그러나 자신의 입장이 난처하게 되자 우리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고별의 인사 한마디 없이 가장 오만한 방법으로 한 민족을 배반하는 데에 앞장을 섰다(신복룡 역)”

위의 글은 을사늑약이 체결되는 과정을 보면서 울분에 넘치는 심정으로 쓴 H.B 헐버트의 글이다. 그는 고종의 밀서를 들고 이역만리 헤이그에까지 가서 우리의 이상설 이준 이위종밀사 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을사늑약이 일본의 강압에 의한 것임을 각국 대표들에게 알리는 데에 전력을 다한 인물이다. 그는 을사늑약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으며 또 그러는 과정에서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조국 미국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숨김없이 토해 낸 것이다.

미국은 한국이 그 토록이나 오랫동안 무시해 왔던 서양의 오랑캐나라로 한국과 최초로 통상 조약을 맺은 나라다. 1882년의 일이다. 조약체결과정에서 조선이 중국의 속국임을 암시하는 문구를 넣어보려는 농간이 수도 없이 끼어들었지만 미국은 의연하게 완전한 독립국가 대(對) 독립국가의 입장에서 ‘조미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였다. 그 제1조는 이렇게 되어있다. “대조선국 군주와 대 아메리카 대통령과 아울러 그 인민은 각각 모두 영원히 화평하고 우호를 다진다. 만약 타방 체약국이 어떤 불공평하고 경시 당하는 일이 있으면 한번 통지를 거쳐 반드시 서로 도와주며 중간에서 잘 조정해 두터운 우의와 관심을 보여준다.”

한·미가 체결한 조약 제1조의 의미를 곰곰 씹어 보면 한·미 양국간에는 두가지 서로가 지켜야할 의무를 기록하고 있다. 첫째는 깊은 우의를 바탕으로 서로 도와주고 두 번째는 어느 한쪽이 제3국으로 부터 어려움을 당했을 때에는 거중조정을 해주기로 한 것이다.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음을 미국이 알고 있었다면 당연히 어떤 형식으로라도 내용을 알아보고 도와주거나 거중조정을 통해 한국을 도와주어야 하는데 미국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헐버트는 지적하고 있었다. 헐버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일본은 을사늑약이 조선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미국 측에 알려오자 미국은 이에 대해 그 진부(眞否)를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소식이 들어온 그 즉시 서울 주재 미국공사관을 철수 시키고 이어 워싱톤 주재 조선 공사관에는 단교를 선언하였으니 될 법이나 할 일이냐고 분개하고 있다. 더욱이나 한국문제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보아 달라는 고종의 서한이 워싱턴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T. 루스벨트는 그 서한을 접수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한·일관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던 것이라고 헐버트는 지적하고 있었다.

헐버트의 말처럼 국가간의 동맹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술한가 하는 것을 우리는 소위 말하는 ‘가쓰라-태프트 비망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경과는 이렇다(최덕수외).

러·일간의 전쟁이 장기화 되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 미국의 루스벨트는 이들 전쟁의 종식을 위해 강화를 권고 했고 이 강화회의를 준비할 요량으로 미국의 국방장관 태프트(훗날제 27대대통령)는 1905년 7월 27일 일본수상 가쓰라 다로(桂太郞)를 방문한다. 이때 태프트는 먼저 전후 필리핀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물으면서 필리핀 문제는 미국에게 전적으로 맡길 것을 제안했고 이에 가쓰라는 일본은 필리핀에 대한 어떤 의도도 없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었다. 그 다음은 동아시아 평화문제에 대한 상호간의 의견을 나는 후 마지막으로 한국문제를 다루었다.

가쓰라는 러일전쟁은 한국이 그 직접적 원인이 된 것이므로 전쟁재발방지를 위해서는 특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러자 태프트 역시 이에 동의하면서 “한국이 일본의 동의 없이 외국과 조약을 체결하지 않도록 요구할 정도까지 일본이 한국에 종주권(suzerainty을 확립하는 것은 이 전쟁의 논리적 귀결”이라는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태프트는 이 대화록을 루스벨트에게 보고했고 루스벨트 역시 적절한 생각이라는 회신을 보냈다.

학자들에 의하면 이 비망록의 성격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는 것을 본다. 그러나 그런 논의 보다 현실은 일본이 “제2차 영일 동맹을 통해 영국의 동의를, 그리고 이 비망록을 통해 미국의 긍정적인 입장을, 마지막으로 러·일강화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동의를 얻은 후 1905년 11월 16일 한국을 보호국화하는 을사늑약”을 강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순전히 미국이 한국을 버렸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우리는 동맹이라는 것도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헐버트의 말처럼 국익에 따라 동맹관계도 변하게 마련이고 또 어느 한쪽이 동맹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기록이다.

이런 차원에서 요즈음의 한미관계를 보면 사뭇 위태롭게만 보인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들이 얼마나 효과가 없는가 하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닫고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한국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식으로 비아냥대고 있다는 뉴스다. 이 뉴스는 그동안 청와대가 북핵문제에 대해서 일관되게 유화적인 발언을 이어 온데에 대한 동맹국 미국 측의 불만스러운 의사표현인 것이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세계적인 국제정치학자요 당대의 외교전략가라고도 할 미국의 헨리 키신저같은 사람은 자신의 “빅 딜”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고 미국은 주한 미군을 철수 시키라”는 구상 말이다. 국익을 위해서는 적도 동지도 없는 것이 국제사회에서의 대 철칙이요 그것이 바로 국제질서다. 북한이 미국을 겨냥하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는 마당에 미국이 한국의 안전을 위해 희생할 리는 없다. 미국이 위협 당할 때에는 동맹국으로서의 우리도 대북문제에 대해 미국과 똑같은 자세로 임해야 비로소 동맹국다운 동맹국이 될 것이다. 동맹도 동맹다워야 동맹이다. 말로만 동맹이라 해놓고 동병상련(同病相憐)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무슨 동맹인가!

농암 김중위 / 전 사상계편집장, 환경부 장관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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