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동 법원장, 이혼제도 개선 주장

포천시법원 임희동 법원장이 협의이혼확인 제도가 너무 형식적이어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글을 코트넷(법원전용 홈페이지)에 올려 전국법원 판사 및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임 법원장은 이 글에서 “협의이혼 확인 사건을 처리하면서 요즘 가정이 너무 쉽게 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자녀들이 너무 쉽게 버려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절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 제도하에서는 합의이혼을 확인해 주는 것 외에는 법원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혼제도 개선방안으로 임 법원장은 “협의 이혼을 담당하는 판사에게 확인을 불허하고, 일정기간 별거 후 합의이혼 신청제도, 꼭 이혼을 하려는 당사자들에게 이혼 확인을 해 주되 자녀들의 양육비 명목의 일정 금액을 법원에 공탁하는 제도, 법원의 공탁명령 불이행시 상당기간 감치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이혼시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에게 일부 공탁금을 지급하는 제도, 만약 자녀를 방치하면 국가기관이 그 공탁금을 자녀양육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방법원 이헌명 지법판사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현행 법원의 협의이혼의사 확인은 신청을 하면 거의 당일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우리 민법상 이혼의 자유가 인정되지만 사회정책적인 측면에서 이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관점에서 이혼업무를 처리하는 법원이 이혼의 억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찬성하는 입장이다.
또 이 지법판사는 “협의이혼을 신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날 저녁에 부부싸움을 하고 홧김에 이혼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이혼의사를 확인해 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다”며 “이런 부부들은 법원이 심사숙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협의이혼 신청을 취하하거나 취하 간주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어 협의이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부산동부지원 한 직원은 “너무나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흐르고 있는 이 사회에서 그래도 사법부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하고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 등에 조정전치주의를 다시 부활해야 하고, 이혼은 일정한 숙려기간제도를 두어야 한다”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