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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펜 대신 생수병을 든 포천뉴스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7년 03월 09일
포천뉴스가 언론사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파훼하는 망동을 자행하고 있다. 포천뉴스는 2017년 2월 17일자 81호 신문에서 ‘포천보수를 위한 포천시민 집회(태극기집회)’라는 타이틀과 ‘가자, 포천동으로!’라는 카피가 새겨진 전면광고를 뒷표지로 장식했다.

‘어떻게 이런 정치적 행사를 전면광고로 실었을까?’하는 생각에 광고를 훑어보던 순간 필자는 눈을 의심했다. 태극기 집회의 주관이 포천뉴스라니. 언론사가 정치적 집회를 주관한다는 말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상상조차 해본 적도 없는 일이기에 그저 한동안 멍해져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집회 결사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대한민국에서 태극기 집회를 여는 것은 그 의미와 내용을 떠나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며, 현 시국을 볼 때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그 집회의 주체가 언론사라는 것이다. 이는 정말 해외토픽에 나올만한 일이다.

‘무언가 이유가 있겠지’. 이해와 납득의 폭을 최대한 넓히고 포천뉴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지난 기사들을 계속 읽어보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어려웠다. 지난 기사에는 ‘박근혜 김영우 서장원’이란 제목의 칼럼 등을 통해 탄핵에 동조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들만 게재되어 있었다.

도대체 이 신문사의 정체는 무엇인가? 신문사가 맞긴 한 것인가? 어제는 탄핵에 찬성하고, 오늘은 탄핵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곳 기자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걸까? 이들이 사설이나 칼럼 형식을 빌어 수시로 뱉어내는 정의와 진실 같은 단어들은 이제껏 무슨 의미를 담고 있었던걸까? 수십가지 궁금증들이 머리 속을 헤집었지만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된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3월 4일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 포천뉴스 기자들을 보았다. 그들은 펜과 카메라 대신 생수병을 들고 집회 참석자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이럴 바엔 신문이나 뉴스를 만들 것이 아니라 선전이나 홍보 전단을 만드는 편이 보다 떳떳하고 어울리지 않을까?

언론사가 정치집회를 주관하는 일은 군부독재시절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렸던 관제 언론들도 차마 하지 못한 행태다. 아마도 세계 언론 역사를 모두 뒤져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한탄스럽다. 포천 지역 언론의 수준과 그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같아 같은 지역 언론인으로서 민망하고 답답할 뿐이다.

포천뉴스 홈페이지 타이틀에는 ‘포천대표언론’이라는 카피가 앉혀져 있다. 정치, 경제, 사회, 환경, 교육 등 대부분 분야에서 포천의 지표들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포천뉴스가 그들의 카피처럼 ‘포천대표언론’이라면 포천의 언론 분야는 최악을 넘는 최극악이라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창피하지도 않은가? 언론으로서의 공정함, 언론인으로서의 진정성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적어도 언론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알고 움직여주길, ‘집회 주관’ 같은 최극악만은 피해주길 그저 간곡히 바랄 뿐이다.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7년 03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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