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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칼럼] 거짓을 위한 거짓말이 낳은 결과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6월 13일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잘 될 일만 남은 것 같던 한 가수가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지금까지 쌓아놓은 모든 것을 잃고 미래도 어찌 됄지 예측 불가능한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음주 운전을 했다. 음주 운전 자체도 대단히 잘못됐지만 음주 운전 이후 그의 처신이 더욱 큰 문제였다. 사고 즉시 진솔한 사과와 법적 처벌을 받으면 큰 탈 없이 끝날 일을, 오만하고 얄팍한 거짓으로 일관하다가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만 것이다.

삶을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누구든 이런 실수를 하게 된다. 하지만 보통의 많은 사람들은 “잘못됐구나” 하고 깨달았을 때 즉시 가던 길을 되돌려서 더 크게 당할 수 있는 낭패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인기라는 것은 물거품과 같다. 세상없이 하늘 같이 떠받들다 가도 실망하고 돌아서면 그만이다. 

좋아했던 것 만큼 미움도 커지고 실망한 만큼 잊혀짐도 빠른 것이다. 더구나 점진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쌓여진 것이 아닌, 갑작스러울 만큼 큰 인기를 얻은 삶은 그 뿌리가 약해서 아주 작은 실수에도 실망하고 돌아서는 것 또한 쉽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를 좋아했던 사람들의 박탈감은 상당할 것이라 생각된다.
 
대중의 인기라는 건 깊은 신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그저 듣기 좋고 보기에도 좋아서”가 발착점이다. 그리고 인기만큼 사회에 공헌을 하거나 헌신하는 모습이 있을 때 인간적인 신뢰도 쌓여가는 것이다. 그러니 아직 그럴 새도 없이 인기만 얻는 사람에게는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고 본다.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한 모든 사회적 문제들의 근본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 성실이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난다. 그러니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타인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한다. 믿음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사회에서 베제 될 수밖에 없다. 거짓말은 믿음을 저버리는 가장 큰 적이다. 더군다나 하나를 덮기 위한 거짓과 그 거짓을 또 사실화하기 위한 거짓은 그 행위자를 헤어날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뜨리고 마는 것이다.

거짓은 거짓을 낳고 진실은 언제나 드러나는 법이다. 크게 마음 써서 그의 입장에서 이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면, 줄줄이 잡힌 콘서트를 앞두고 순간적인 판단이 어긋났을 것이다. 어떡하든 그 고비만 넘어가면 명예, 돈, 인기 등 초대박이 보이는 미래가 그를 잘못 판단하도록 유혹했을 테지만, 추락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고 그것이 잘못됐다고 느낀 순간 그는 매우 솔직해져야 했던 것이다.

오래 전 “파파로티”라는 영화를 보았다. 능력 있는 성악가였지만 까칠하고 꺾이지 않는 자신만의 교육 방침 때문에 시골의 한 예고 선생으로 별생각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한석규 앞에 건달 학생 하나를 가르쳐서 콩쿨 대회에 입상시키라는 미션(mission)이 떨어졌다. 노래에는 천부적인 실력을 타고났으나 이미 주먹세계에 몸 담고 있는 건달 학생 “장호”는 학교생활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뿐만 아니라 수업 시간에도 큰형님의 전화를 반드시 받고야 마는 아이다. 

하지만 그의 재능을 발견한 선생님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성악가로 데뷔한다는 스토리다. 그리고 나는 후일 TV를 통해 그 학생의 성공 스토리를 보게 됐는데 그가 김호중이다. 당시만 해도 그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잘 되기만을 응원했었다. 그리고 어느 날 트로트 가수로 변신하여 대스타의 길로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다가 작금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많은 팬들은 그의 노래 실력에 반해서 좋아하기도 하지만 인생역전을 이룬 드라마틱한 그의 삶 때문에 더욱 좋아했다. 

김호중은 5월 31일 특정범죄가중벌법 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송치됐다. 이대로 재판이 진행된다면 몇 년간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 일련의 일들로 인해 방송사들은 그가 주인공이나 게스트로 출연했던 모든 프로그램을 통 편집 하거나 다시 보기 등을 금지했다. 그가 게스트로 나왔던 프로그램 역시 같은 조치가 취해졌으니 그를 초청했던 연예인들은 같이 편집되 버렸으니 애매한 피해를 받는 것이다.

스타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하지만 뭐든지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다. 초인적인 절제력과 원리적 감수성을 요구 받는 스타가 계속된 거짓말로 인해 전혀 호의적일 수 없는 일반여론이 김씨 일부 팬들의 삐뚤어진 행태로 인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예를 들면, 각종 싸이트에 라이벌 가수인 임영웅에게 김호중의 입장을 생각해서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라든지, 공연으로 번 돈으로 김씨의 위약금과 구속에서 풀려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보내주라는 둥 그 도가 한계를 지나쳐서 보는 이들을 황당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다른 글에서는 천재적 재능을 소유했으니 사회는 한번 용서하여 죄인이 아닌 성자로 거듭날 기회를 주라고 강변하며 김씨가 그동안 이곳저곳에 기부했다는 내용들을 거론하고 있다. 급기야는 그가 수감 되어 있다는 서울구치소에는 식단에 특식을 넣어주라는 팬들의 요구도 있다고 하니 가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는 독립운동을 하다 수감됐거나 의로운 일에 희생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영화가 끝날 것이 두려워서 막내 매니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허위자수를 강요했으며, 그가 소속된 기획사 대표, 본부장 등등이 증언한 내용의 허위 등은 곧 수사기관에 의해 밝혀질 것인데 그에 따라 김씨의 추가 죄목이 대폭 늘어날 수도 있는 범죄자일 뿐이다.
 
이런 사건 중에도 그는 예정됐던 공연을 강행했는데 그것이 자신의 공연 티켓을 구입해준 팬들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기보다는 공연이 취소됐을 때 발생하는 손해 때문이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만일 공연이 취소되면 수십, 수백억 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 실망한 사람들이 환불해간 표들까지 다른 팬들이 다시 사줬다고 하니 대단하고 참 대단한 팬심이다. 하지만 예정된 공연과 광고 취소 등으로 많게는 수백억 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한다.
 
김호중은 자신의 과실로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그가 출연하기로 한 각종 공연과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거기에 기대어 생계를 이어가는 수 많은 관계자들은 이런 날벼락을 어디에 하소연 해야 한단 말인가 김호중이 우리 동네에 온다고 포스터 박고 현수막 내건 지방 시군구는 또 어쩔것이며 거기서 푸드트럭 대놓고 장사하는 분들은 또 얼마나 망연자실할까. 내 행동하나에 수 천명의 밥줄이 걸려 있다는 생각을 해 보기는 했을까? 게다가 2021년 경북 김천, 김씨의 모교앞에 만들어진 “김호중 길”을 없앤다고 한다. 그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온통 치장을 하고 골목골목 벽에다 그의 얼굴과 노랫말이 빼곡히 그려져 있어 한해 10만여 명이 찾아와 관광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이젠 추억의 뒷장으로 넘어가는 처지가 되었다.

인간은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 만들어진다. 추사 김정희나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위대한 많은 선인들은 “위배”라는 극한 상황속에서 우리 민족에게 길이길이 남을 유산을 남겼다. 그들은 인생의 가장 가혹한 시간을 원망하고 한탄하며 보낸 것이 아니라 강제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그때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 내었다. 김 씨도 고립의 시간을 창조의 시간으로 역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금부터 이어지는 지옥 같은 시간을 인생의 재역전을 위한 권토중래의 시간으로 보냈으면 한다. 멈춰지거나 후회하는 역사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꿈틀거림으로, 좌절하고 주저앉지 말고 이전보다 훨씬 더 발전된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익숙해 버린 것들은 다 털어버리고 낯선 곳을 마주하며 새로운 김호중으로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실수를 해왔기에 같은 실수를 하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김호중의 4년 전 불법 도박이 드러났을 때 사과문입니다.

“남에게 해 끼치지 말아라. 다 네게 돌아온다. 하늘에서 지켜보마”
그를 사랑으로 끌어안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당부했다고 합니다.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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