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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62

정체성에 대하여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10월 03일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정체(正體) 또는 정체성(正體性)은 존재의 본질 또는 이를 규명하는 것을 말한다. 정체성은 오랜 기간 동안 일관되게 유지되는 고유한 실체로서 함께했던 이들에 대한 주관적 경험을 함의할 수 있다. 

정체성은 자기 내부에서 일관된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과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 어떤 본질적인 특성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것 모두를 의미한다. 어떤 대상의 인식으로서의 정체, 인간의 정체성, 기업의 정체성, 군대의 정체성, 국가의 정체성 지방의 정체성 등 다양하다. 통상 정체성이라고 하면 인간의 정체성을 말한다.

그 중 오늘은 명절을 맞이하여 내가 태어난 고향의 정체성에 대해 말하려 한다.

호남의 지식인이나 정치인들이 누구나 한번 정도는 써먹는 관용구가 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의미이다. 호남의 존재가치에 어마어마한 의미를 부여한 이 문장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장계중 일부라고 한다.

충무공이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당시 전략적인 관점에서 호남을 지키지 못하면 일본군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이기도 했다. 나의 정체성은 호남땅 그중에서도 선비정신이 살아 숨쉬는 장성(長城) 이다. 많은 장성의 인재중에서도 문불여장성 (文不如長城)이란 말을 낳은 노사 기정진(蘆沙 奇正鎭) 선생에 대하여 말하려한다.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이라는 말은 "학문으로 치면 장성만한 곳이 없다"라는 뜻인데, 이는 장성에서 조선시대의 거유(巨儒)들이 많이 배출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와 같은 장성 향민들은 자신들의 고장이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을 아주 자랑스러워 하는데, 장성군청 앞에도 문불여장성 (文不如長城)이라고 적힌 비석이 세워져 있으며 내고향 장성의 정체성이 되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황룡면 필암리의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 1510~1560) 선생을 제일 먼저 떠올릴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필암서원(筆巖書院)에 배향된 분이지만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 이란 말이 생겨나게 된 것은 장성을 대표하는 또 한명의 거유(巨儒), 노사 기정진(蘆沙 奇正鎭, 1798~1879) 선생 때문이다.

기정진 선생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19세기 호남 유학의 마지막 거장", 또는 "이념과 현실 모두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조선 성리학의 마지막 거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기정진 선생은 조선시대를 통틀어 이황, 이이 등과 함께 조선시대 성리학의 6대가로 꼽히고 있다.

노사 기정진(蘆沙 奇正鎭) 선생은 " 4살때부터 한서(漢書)를 줄줄 읽어냈고", "12살에 산사에 은거하며 공부할 때에는 하도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선생의 천재성이 아주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청나라 사신이 천자의 명이라며 "용은 짧고 호랑이는 길다. 깊은 밤중 누각에 석양빛이 곱다"라는 구절의 대구를 달라는 문제를 냈을 때이다. 당시 내노라하던 학자와 문필가들이 몰려있던 한양이건만, 대소신료 누구하나 대구를 달지 못했다 한다.

이에 조정은 고민 끝에 이미 학문으로는 당대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음이 잘 알려져 있던 기정진에게 대구를 달아달라는 부탁을 하게 됐다. 이에 기정진선생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리면 둥글고 글로 쓰면 네모지다. 구월산중에 봄 풀이 푸르다"라고 대구를 써냈다.

이에 감복한 왕은 "서울의 만 사람의 눈이 장성의 한눈 가진 사람만 못하다(長安萬目 不如長城一目)"라는 말을 남기게 됐다. 여기서 한눈가진 사람은 5살 때 병으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기정진 선생을 말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 이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으며 장성의 정체성이 되었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10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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