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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십무낭자(十無浪子)와 십사소(十思疏)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11일
 
ⓒ 포천신문  
십무낭자(十無浪子)라는 말이 있다. 오대(五代)의 풍도(風道)는 젊은 시절 ‘십무낭자’로 자처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이 열 가지나 된다는 말이다. 그가 꼽은 열 가지는 이렇다. “좋은 운을 타고나지 못했고, 외모도 별 볼 일 없다. 이렇다 할 재주도 없고 문장 솜씨도 없다. 특별한 능력과 재물도 없다. 지위나 말재주도 없고 글씨도 못 쓰고 품은 뜻도 없다(無星, 無貌, 無才, 無文, 無能, 無財, 無地, 無辯, 舞筆, 無志).” 한마디로 아무짝에 쓸모없는 허랑한 인간이란 뜻이다.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보며 스스로 평가한 것이다.

그래도 그는 자포자기(自暴自棄)하지 않고 긍정적 에너지를 잃지도 않았다. 그의 뜻을 담은 시는 이렇다. “궁달은 운명에 말미암는걸, 어이 굳이 탄식하는 소리를 내리. 다만 그저 좋은 일을 행할 뿐이니, 앞길이 어떠냐고 묻지를 말라. 겨울 가면 얼음이 녹아내리고, 봄 오자 풀은 절로 돋아나니. 그대여 이 아침 살펴보게나. 천도는 너무도 분명하고나(窮達皆由命, 何勞發歎聲, 但知行 好事, 莫要問前程. 冬去氷須泮, 春來草自生, 請公觀此理, 天道甚 分明).” 힘들어도 죽는소리를 하지 않는다. 오직 옳고 바른길을 가며 최선을 다한다.

한 수 더 보자. “위험한 때 정신을 어지러이 갖지 말라. 앞길에도 종종 기회가 있으리니. 해악(海嶽)이 명주(明主)께로 돌아감을 아나니, 건곤은 길인(吉人)을 반드시 건져 내리. 도덕이 어느 때고 세상을 떠났던가. 배와 수레 어디서든 나루에 안 닿을까. 마음속에 온갖 악이 없게끔 해야지만, 호랑(虎狼)의 무리 속에서도 몸 세울 수 있으리(莫爲危時便愴神, 前程往往 有期因. 須知海獄歸明主, 未必乾坤陷吉人. 道德畿時曾擧世, 舟車何處不通津. 但敎方寸無諸惡, 狼虎叢中也立身).” 하늘은 길인을 위기 속에 빠뜨리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마음을 닦으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역사의 각축장에서 장차 주어질 기회의 순간을 참고 기다렸다.

그는 십무(十無)의 밑바닥에서 출발해 네 왕조의 열 임금을 섬기며 20여 년 간 재상 지위에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부도옹(不倒翁)’ 즉 고꾸라지지 않는 노인이라 불렀다. 스스로는 ‘장락로(長樂老)’라는 호(號)를 붙였다. 그는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5경을 판각(板刻)하여 출판했다. 그는 자신을 아꼈고 세상을 원망하지 않았다.

십사소(十思疏)라는 것도 있다. 열 가지를 생각하라고 위징(魏徴)이 당(唐) 태종에게 올린 상소문이다. “좋은 물건을 보면 만족을 생각해 스스로 경계하고(思知足以自戒), 하고 싶은 일에는 그칠 때를 생각해 백성을 편안케 하고(思知止以安人), 위태로운 일에는 겸허함을 생각해 스스로 수양하고(思謙沖而自牧), 두려움이 넘칠 때는 냇물보다 낮게 임하는 강과 바다를 생각하고(思江海下百川), 사냥을 즐길 때는 절제를 위해 세 방향에서만 짐승을 몰고(思三駆以為度), 나태가 두려우면 시작과 끝을 삼가고(思慎始而敬終), 불통이 걱정되면 마음을 비워 간언을 들으며(思虚心以納下), 간사한 자가 우려되면 몸을 바르게 해 악한 사람을 물리치고(思正身以黜悪), 상을 내릴 때는 까닭 없이 잘못 내리지 말 것이며(思無因喜以謬賞), 벌을 내릴 땐 노여움에 형벌을 남용해선 안 됨을 생각하라(思無因怒而濫刑).” 어떠한가?
더하여 미자하(弥子瑕)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미자하는 위 영공(衛靈公)을 모셨다.

위나라 법은 임금의 수레를 허락 없이 타면 발뒤꿈치를 잘랐다. 미자하가 어머니의 병 소식을 들었다. 왕의 명령이라 속이고 1호 차를 탔다. 영공은 “효자다. 어머니를 위해 발목을 내걸다니”라 칭찬했다. 미자하가 영공과 과수원에 갔다. 복숭아가 달았다. 먹던 반쪽을 바쳤다. 영공이 “제 입 대신 나를 생각했구나” 칭찬했다. 미자하의 미색(美色)이 시들자 영공이 돌변했다. “일찍이 수레를 속이고, 먹다 만 복숭아를 바쳤다”며 내쳤다.

여도지죄(余桃之罪)의 고사다. 요즘 어디서 많이 보는 것 같지 않은가? 남의 일이 아니다. 몸을 낮추고 “겸허히 의견을 들으면 현명해지고, 편벽되게 한쪽만 믿으면 아둔해진다(兼聴則明 偏信則暗).”는 경고다. 역사(歷史)에서 배우고 스스로 경계(警戒)해야 할 일이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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