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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탁상공론(卓上空論)

현장을 직시하고 현장을 보듬어라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8년 10월 22일
 
ⓒ 포천신문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가끔 탁상공론(卓上空論)이란 말을 듣는다. 이를 궤상공론(机上空論)이라고도 한다. 둘 다 실현성이 없는 헛된 이론을 말하는 것이다. 이론(theory)이란 어떤 무엇을 가름할 수 있는 기준을 말하는 것이고 잣대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준이나 잣대가 쓸데없는 것이란 말이다. 헛된 것이란 말이다. 왜 이런 말을 하는가? 현실(現實)을 모르고 책상 앞에서만 떠들기 때문이다. 현장(現場)을 무시하고 궤상 위에서만 떠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민들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고 위정자들은 우리가 옳다고 우기는 것이다. 탁상공론이 낳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현실을 직시(直視)하고 현장을 보듬어야 한다. 우리만 옳다고 우겨대면 서민(庶民)들의 생활은 점점 더 고단해진다. 위정자들이 신념의 포로(捕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심오(深奧)한 철학도 권력과 만나면 문제가 된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퇴계와 동갑내기 유학자 남명 조식(1501~1572)이 말했다. “요즘 학자라는 이들을 보면 손으로는 물 뿌리고 비질하는 법도 모르면서 입으로는 하늘의 이치를 말하며 이름을 도둑질 하고 남을 속인다.” 그뿐이 아니다. 아래[現場]에서 배워야[下學] 높은 이념도 실현할 수 있다[上達]는 ‘하학이상달(下學而上達)’은 유학의 원조인 공자의 가르침이었다.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듣지도 보지도 않고 선험적(先驗的) 이념을 관철하려 할 때 비극(悲劇)이 싹튼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현실을 외면한 이념의 후예(後裔)들이 권력을 쥐고 흔들다 맞이한 나라의 최후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부디 귀담아듣고 바로 보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귀 밝은 걸 ‘총(聰)’이라 하고 눈 밝은 걸 ‘명(明)’이라 한다. 귀 닫고 눈 감고서 총명(聰明)한 정책이 나올 리 없다. 나라는 이념을 실험하는 연구실이 아니다. 숱한 목숨이 정책 하나에 울고 웃는다. 시위에 잘 나서지 않는 영세업자들이 왜 거리에 나와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가?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념적 대결 양상이 전개되면 서로가 교조주의 수렁에 빠져 ‘흑백논리’와 ‘진리독점’을 주장하며 적과 동지로 편을 나누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전문적이고 합리적(合理的) 토론이나 공감대(共感帶) 형성은 어렵다.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실사구시(實事求是)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2014년에 집권한 스웨덴 사회민주당 정부는 선거과정에서 탈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내세웠으나 집권 후 야당과 협의하여 정책을 수정했다. 10개의 원전은 상시 가동하고 그 범위 안에서 수명이 다한 원자로는 신규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와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었다.

북원적월(北轅適越)이란 고사가 있다. 북원적월은 북쪽으로 수레를 몰면서 남쪽 월나라로 가려 하는 어리석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산은 귀양가 있던 벗 김기서(金其叙)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자가 택선고집(擇善固執)함은 그 선택함이 본래 정밀하기 때문이오. 만약 애초에 선택이 잘못 되었는데도 굳게 지키는 것만 덕으로 여긴다면 북원적월(北轅適越)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오.” 택고선집은 좋은 것을 굳게 지킨다는 뜻이다. 굳게 지키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잘못되면 지킬수록 헤매고 마침내 영 딴 곳으로 가게 된다.

명나라 진익상(陣益祥)이 말한다. “사람이 늙은이 처지에서 젊은이를 보고, 죽음을 통해 삶을 보며, 실패를 바탕으로 성공을 보고, 시들어 초췌함으로부터 영화로움을 본다면, 성품이 안정되고 행동이 절로 바르게 되리라(人能自老看少, 自死看生, 自敗看成, 自悴看榮, 則性定而動自正).” 잠영록(潛潁錄)에 나오는 노인삼반 이야기다. 위정자들은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실사구시(實事求是)로 윈윈하는 상생(相生)의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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