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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임성] 구하라법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9월 04일
 
이임성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총회 의장,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자식 죽음 앞에서도 파렴치해지는 친부모들도 있다. 홀로 살던 자식이 남긴 상속재산에는 오래전 자식을 버렸던 부모도 눈이 어두어진다. 몇가지 실제 케이스를 본다.

2021년 1월 거제 앞바다에서 어선이 침몰하여 독신의 뱃사람 선원 한분(56세)이 실종되었다. 선원은 사망보험금 등 3억원의 유산을 남겼다. 유족으로 친누나가 있고, 두살때 헤어진 80대가 된 생모도 있었다. 생모는 54년만에 나타나 사망보험금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서 승소했다. 항소심인 부산고등법원 재판부는 친누나(원고의 딸)에게 보험금 중 1억원(40%)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했지만, 생모는 냉정하게 거부했다. 항소심 재판중이지만, 생모의 승소가 예상된다.

걸그룹 카라 멤버 구하라씨가 2019. 11. 24. 스물여덟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장례식장에 20년전 가출하여 연락두절된 친모가 나타나서 변호사를 통해 딸의 유산배분을 요구했다. 구라하 아버지와 오빠는 거부했다. 친모는 소송을 택했다. 결국 광주가정법원은 구하라 유산 중 40%를 친모(원고) 지분으로 인정했다. 친모가 승소했다.

우리 민법 제1004조에 따르면 독신인 자식이 재산을 남기고 사망한 경우, 살해나 유언장 위조 등 상속결격사유가 없다면, 상속권은 친부모한테 있다. 자녀가 어릴때 버린 친부모에게도 상속권이 똑 같이 인정된다. 구하라 친모와 같은 양육의무를 방기한 부모 상속케이스는 2014년 세월호 사건때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당시에도 큰 사회적 이슈였다.

최근, 양육의무를 이행치 않은 부모에게도 상속자격을 인정하는 민법 제1004조에 대한 헌법소원사건도 있었다. 어떤 여성이 불과 30세 나이때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아빠가 딸이 4살인 때 이혼후 혼자 키웠지만, 딸의 사망이후 생모도 상속인으로 보험금 절반을 지급받았다. 아빠는 생모를 상대로 상속받은 돈의 반환소송을 제기했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등 절차를 거쳐서 민법 제1004조 상속결격규정에 대한 헌법소원(2017헌바59)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2018. 2.22.자로 아빠의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민법 제1004조가 상속결격사유를 규정한 것은 상속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려는 것이고, 부양의무불이행을 상속결격에 규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상속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헌법재판관 9인의 전원일치 의견이었다. 이렇듯 현행 상속법제도에서는 어린 자식을 버린 매정한 부모라도, 상속인(자식) 의사와 무관하게, 상속권이 인정된다.

한편, 구하라 오빠 구호인씨는 친모와의 소송에서 물러서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2020년 4월경 법개정 입법청원에 나섰다. 어린 동생을 버리고 가출한 매정한 엄마가 몰염치하게도 이제와서 동생 상속재산을 차지하려 한다고 여론에 호소했다. 순식간에 10만명 동의를 얻어 청원요건을 충족했다. '구하라법'은 곧바로 국회 상정되었다. 양육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법으로 박탈할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구하라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2020년 5월 말 제20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되었다.

2020년 6월부터 임기개시된 제21대 국회에 들어서는 법무부가 앞장섰다. 법무부는 2021년 6월 상속인의 의사를 반영한 '상속권 상실 선고'제도(민법 제1004조의 2 신설) 도입 법안을 제출했다. '수정된 구하라법'이다. 법무부안에 따르면,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자식은 부모를 상대로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양육의무를 저버린 파렴치한 부모라도 해도, 곧바로 상속결격시키지 않고 가정법원의 판단을 받게 한 것이다.

해외에는 구하라법과 같은 입법례가 많다. 미국, 오스트리아, 스위스는 물론이고 이웃 일본도 양육의무를 현저하게 해태한 부모의 상속자격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우리나라도 서둘러 상속분쟁을 예방함과 아울러 구체적인 정의관념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상속제도를 도입할 때가 되었다.

이임성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총회 의장,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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