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 산나물 예찬(禮讚)

그래도 지역행사에서 나비도 꽃도 사람이 자연을 만들어 어느 한정된 장소에서 구경 할 수 있고 주말농장이라는 밭에서 상추도 뜯고 고구마도 캐보니 신비한 맛을 볼 수 있는 어린이들이 있긴 하지만...

밤 하늘엔 별이 있어야 하고 모내기 철에는 개구리 울음소리 요란한 밤! 이제 추억 속 먼 얘기 같지만 시골 어느 곳엔 그런 풍경이 아직 남아 있는 곳도 있다.

오월이면 집에 있을 여유가 없다. 그야말로 보약에 버금간다는 산나물을 찾아 들로 산으로 헤매고 다니는 것이 일과 쯤으로 생각하니까. 그 즐거움 또한 행복지수를 높여준다.

산나물 찾아 가시덤불 속에 넘어지고 긁히면서 작은 고사리 군락지라도 만나면 솔직히 하느님보다 반갑고 신이 난다. 긁히고 아픈 것쯤이야 상관없다.

작은 배낭 가득 채워진 풀잎들이 이처럼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은 체험자만이 알 수 있다. 가끔 산토끼의 갑작스런 출현으로 놀라기도 하지만 혹시나 산돼지 만날까봐 더 무섭다.

집에 와서 말려 보관하는 나물과 금세 먹을 수 있는 단나물로 구분해 커다란 양푼에 갖은 양념에 단나물의 맛은 가히 일품이다.

문제는 나눠먹을 서열을 꼽다보면 고민이 생긴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줘야 하는가? 양푼에 있는 나물보다 주어야 할 곳이 더 많으니... 주고 싶어 마음 급한 우리집 아저씨! 고생한걸 생각하면 주고싶은 마음이 싹 가시는 내 욕심! 순간 포착해 나물 무치는데는 당신만한 전문가가 없으니 꼭 무쳐서 나눠주란다. 은근한 칭찬 뒤에 복병 같은 협박 때문에 우리집 참기름, 들기름 남아나질 않는다. 몫을 챙겨 나누고 나면 맛있게 잘 먹었다는 호들갑에 미워 할 수도 없고... 그래서 또 오월이 다 가기 전에 나물 찾아 삼만리다. 에구 그 기름 값이면 사먹어도 되련만... 산나물 맛에 취해버린 내게 자동차 기름 값 생각 할 땐가... 왕년에는 짠순이라고 놀림도 받았는데... 산나물이 제철보약이라니 포기 할 수는 없지... 그런데 웬만한 산에는 산나물보다 사람이 더 많으니... 청산에 다래넝쿨 수난시대다. 무한 경쟁시대니 남보다 행보가 빨라야하니 돌아오는 길에 땀과 먼지에 범벅이 된 꼴은 과히 상거지에 버금간다. 속도가 조금 빨라도 교통아저씨 거지는 잡지 않겠지... 모습이야 거지일지 몰라도 마음은 모 그룹 회장님 안 부러우니 내가 더 행복한 세상을 살고있음을 자칭 증명하니 우리 사는 세상 정말 천차만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