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과 춘선녀의 한판승부가 끝나더니
흙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데요.
백설탕 넣고 캐캐로 살살 뿌려 새하얗게 쪄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난 백설기 같아요.
군대시절 완전무장하고 3박4일 행군할 때
시멘트바닥에 얼얼 달아오른 발바닥을
어루만져주시던 엄마의 포근한 손길 같아요.
먼길을 빨리 다니기 위해 만든 시멘트길속에서
흙은 어떻게 깨어날까요? 답답하지 않을까요?
깨어진 시멘트사이로 간신히 숨을 쉬고 풀 한 포기
키워냈네요.
작년에 모든 엑기스를 인간에게 선물하고 깊은 잠에
빠지더니, 이른 봄 다시 깨어 소똥을 보약 삼아
재충전하고 있네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고물고물 엄마뱃속에서 태동하는 아가의 모습이예요.
배부르게 모유 먹고 새근새근 잠이든 아가의 숨소리가 들려요.
고개 들어보면
흙에서부터 올라오는 물줄기가 산천초목을 깨워
사춘기소녀의 볼처럼 파릇파릇 피워내고 있어요.
이것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위대한 선물이 아닐까요?
아하! 농부님네들,
잠에서 깨어난 흙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기지개 한번 크게 켜시고 신의선물 받으러 나가셔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