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
그 곳에 가면
개판이다
강 건너 객(客)은
사흘치 일당을 주물럭거리다가
물이 오른 창문을 엿듣다가
바람의 힘줄을 온몸으로 당긴다
발가벗은 유행가도 꼿꼿히 서서
구멍이 부르트게 펌프질이다
"분홍불 피울 사람, 개고기 사시오"
장터는 살판이다
발기한 풍선이 전봇대를 끌어안고
한나절 숨 고르다 날면
아마 사타구니 자갈밭에는
풋풋한 숫사과가 익을 거다
가끔 빨간 인형은 지폐를 물고
샤넬지느러미로 물장구를 칠지도
더러는 낮달이 수도꼭지에 오르가슴을 씻을지도
다시 영자의 부루스는
탱자나무 그늘에 앉을 거다
때로는 동물이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데 지대하게 동역해 왔다. 그러나 그들과의 사회적 가치와 경계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어찌 인간은 동물적 본성과 닮아 살로 추구하는 욕망의 불을 드문드문 놓고 싶어하는가.
왜 꽃가지를 함부로 꺾어 대던가. 사람은 흙에서 풀과 어우러져 하늘로 살아가야 마땅함이 아닌가. 더구나 삶의 궁극적 이상을 두고, 문명의 이기로 수단을 들어 다투기에 혈안이 되며, 자연의 섭리로 화해할 그릇은 늘 목마르다.
사람은 보통 꾀로 물질을 탐하기 일쑤지마는 손과 발로 바람을 손질할 일이며, 입으로 탑을 쌓기보다는 가슴으로 다리를 놓아, 서로 소통하는 따뜻한 둥지를 만들어 갈 일이다.
그래 어떠한 경우라도 좌절과 포기가 아닌 희망세상21세기의 사다리를 올라야 한다. 오늘 인간의 꿈과 이상이 얼마나 경이로운가. > (시인 안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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