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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야기 한마당] 세상에서 가장 비싼 만원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2월 13일

남편이 잠 못 들고 뒤척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주머니에서 꼬깃한 만원짜리 한 장을 꺼냅니다. 무슨 돈이냐며 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자기의 비상금이었는데 핼쑥한 모습이 안쓰럽다며 내일 몰래 혼자 고기뷔페에 가서 소고기 실컷 먹고 오라고 주었습니다. 만원짜리 한 장을 펴서 쥐어주는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의 눈가엔 물기가... "여보.. 저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어젯밤 남편에게서 만원을 받은 아내는 뷔페에 가지 못했습니다. 못 먹고 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노인정에 다니시는 시아버지께서 며칠째 ! 맘이 편찮으신 모양입니다. 아내는 앞치마에서 그 만원을 꺼내 노인정에 가시는 시아버지 손에 쥐어드렸습니다. "아버님 만원이예요. 제대로 용돈 한 번 못 드려서 죄송해요..작지만 이 돈으로 신세진 친구 분들하고 약주 나누세요"


시아버지는 너무나 며느리가 고마웠습니다. 시아버지는 어려운 살림 힘겹게 끌어 나가는 며느리가 보기 안쓰럽습니다. 시아버지는 그 돈 만원을 쓰지 못하고 노인정에 가서 실컷 자랑만 했습니다. "여보게들! 울 며느리가 오늘 용돈 빵빵하게 줬다네"


그리고 그 돈을 장롱 깊숙한 곳에 두었습니다. 다음 해 설날 할아버지는 손녀의 세배를 받습니다. 기우뚱거리며 절을 합니다. 이제는 훌쩍 자라 내년엔 학교에 간답니다. 할아버지는 손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오냐" 하고 절을 받으신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 놓은 그 만원을 손녀에게 세배돈으로 줍니다. "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외동딸 지연이는 마냥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세배돈을 받은 지연이는 부엌에서 손님상을 차리는 엄마를 불러냅니다. ꡒ엄마.. 책가방 얼마야?ꡓ


엄마는 딸의 속을 알겠다는 듯 빙긋 웃습니다. ꡒ왜? 우리 지연이 학교 가고 싶니?ꡓ지연이는 엄마에게 할아버지에게서 세배 돈으로 받은 만원을 엄마에게 내밀었습니다. ꡒ엄마한테 맡길래 내년에 나 예쁜 책가방 사줘여ꡓ


요즘 남편이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안하던 잠꼬대까지... 아침에 싸주는 도시락 반찬이 매일 신김치 쪼가리 뿐이라 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남편 양복 속주머니에 낮에 딸 지연이가 맡긴 만원을 넣어 둡니다.


ꡒ여보 내일 좋은 것 사서 드세요ꡓ라는 쪽지와 함께.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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