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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호열] 고환율의 파고, `산업 맞춤형 전략`과 `경제 체질 개선`으로 넘어야 한다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6일
 
          <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리스트 >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는 고환율의 파고가 지속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의 최고 수준이자, 이러한 고환율 국면이 1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과거 우리 경제에서 '고환율=수출 호재'라는 공식은 이제 통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서민 경제를 위협하고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악화시키는 '양날의 검'이 된 지 오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획일적인 환율 방어가 아닌, 복합적인 구조적 원인을 진단하고 산업별·부문별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하는 정교한 경제 전략이다.

1. 고환율, 왜 고착화되었나 - 구조적 변화의 결과

오늘날의 고환율은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 아니다. 한국과 미국 간의 펀더멘털 차이, 즉 잠재성장률 격차와 대규모 대미 투자 증가 등 수급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과거 수출 호조가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환율을 안정시키던 선순환 구조가 깨졌다는 사실이다. 해외 직접투자 확대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수출이 늘어도 경상수지가 환율 안정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고환율'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2. 수출입 전선의 명암 - '수출 호재' 공식의 종언

전통적으로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였다. 그러나 최근 한국무역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환율이 10% 상승할 때 대다수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조립·가공 산업은 일정 부분 수혜를 볼 수 있으나 에너지와 원자재를 대거 수입하는 우리 제조 생태계에서 고환율은 곧 생산 비용의 급등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고환율은 수출의 이익을 수입 비용 상승분이 상쇄해버리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의 주범이 되고 있다.

3. 서민 경제와 금융 시장의 불안

무엇보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에너지와 식량 등 필수 수입 품목의 원화 환산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자연스레 요동친다. 이는 가계의 실질 소득을 갉아먹고, 내수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 가치의 하락은 주식·채권 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려 자본 유출의 우려를 낳는다. 금융 당국이 환율 안정과 통화정책의 신뢰 회복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4. 대책 - 획일적 관리에서 '산업별 맞춤형 처방'으로

이제 환율 정책은 과거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는 다음과 같은 입체적 대응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① 산업별 차별화 대응
수출 제조업에는 수출 금융과 무역보험 확대 등 경쟁력 극대화 지원이 필요하다. 반면, 에너지·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내수 업종에는 공급망 다변화와 에너지 비용 충격 완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② 경제 체질의 근본적 개선
단기적인 미봉책을 넘어 첨단 기술 및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 자본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여 국내 주식 시장의 매력을 높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시급하다.

③ 기업의 리스크 관리 체질 개선
기업들 또한 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 환율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생산성 혁신을 통해 환율 효과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수익 모델을 갖춰야 한다.

5.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고환율은 우리 경제가 마주한 거대한 시험대이다. 하지만 위기는 항상 변화의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 기업들의 저력과 정부의 기민한 정책 대응이 맞물린다면 우리는 이 파고를 넘어 경제 체질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다.

지금은 획일적인 환율 수치에 매몰될 때가 아니다. 우리 산업의 구조적 취약점을 보완하고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 전국 각지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기업인들과 국민의 염원이다. 정부와 금융 당국 그리고 기업이 한뜻으로 뭉쳐 이 엄중한 경제 현안을 지혜롭게 풀어가길 기대한다.

2026년 6월 26일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리스트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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