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의 탐조(探鳥)이야기 3] 독수리(Black Vulture)

독수리의 독자는 대머리禿자로 머리의 일부가 대머리인 새라는 뜻인데, 이는 죽은 동물의 뼈 속까지 머리를 처박아 내장이나 살을 뜯어먹다 보니 목의 깃털이 없는 대머리로 진화된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마리 정도가 서식한 것으로 알려진 독수리는 매년 1000여 마리 정도가 우리나라를 찾아오는데 이들은 주로 1~2 년생의 어린새들로, 먹이가 부족한 우리나라에 와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어죽기도 하며, 독극물로 죽은 기러기나 오리 등을 먹고 2차로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아래사진은 작년 겨울 우리고장을 찾아온 독수리의 모습입니다.

2006. 1 . 20 소흘읍 송우리에서 촬영

지난 겨울에는 우리 고장에 약 200여마리의 독수리가 찾아 왔는데, 이는 인근 축사에서 사육중 죽은 가축을 먹이로 주었더니, 철원 파주 남양주 등지의 독수리들이 날아와 먹이를 먹느라 진풍경을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에는 A1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먹이주기 행사를 하지 못해 철원 및 포천 파주 남양주 등지에서 월동을 하던 독수리들이 먹이를 찾아 이천 마산 등지까지 내려가있는 상황입니다.

몽골초원에서 번식을 하며 겨울철에는 1000여마리 정도가 한반도를 찾아 오는데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월동지인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 무사히 겨울을 마치고 고향인 몽골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또한 월동지에서 충분히 먹이를 먹고 돌아가면 다음해 번식율이 늘어나고 그렇지 못하면 번식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2007. 1 . 21 군내면에서 촬영

독수리는 약 6500만년전에 지구상에 나타났다고 하니 약 450만년전부터 살아온 인류의 대선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옛날에 우리 조상들이 이 땅에 정착하여 살기 훨씬 그 이전부터 오랜 세월 동안 몽골과 한반도를 오가며 살아온 이 땅의 터줏대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 되기 이전에는 이땅에 많은 들짐승들이 있어 독수리의 먹이가 풍부했었지만 요즘은 사람이 이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으면 굶주릴 수 밖에 없고, 나아가서는 멸종위기에 처할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국제보호조류인 독수리를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놓고있으나 조류독감을 옳기는 매개체라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하여 먹이주기 행사를 하지 않아 굶주림의 나날을 보내고있는 독수리의 일상이 참으로 가련할 뿐입니다.

독수리가 한반도에서 무사히 겨울을 나고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보호와 관찰은 물론이고 범국민적인 관심과 배려가 독수리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천생태연구회 이상일 017-705-0994